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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상어 감소 원인... 해양 로드킬이란?

by 석아산 2023. 9. 9.

 

영국 연구진이 고래상어의 생태와 선박의 위치를 나타내는 위성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수평 이동 범위의 92%, 수직 이동 범위의 50%가 선박들의 이동 경로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선박과 부딪쳐 상처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래상어의 모습.
영국 연구진이 고래상어의 생태와 선박의 위치를 나타내는 위성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수평 이동 범위의 92%, 수직 이동 범위의 50%가 선박들의 이동 경로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선박과 부딪쳐 상처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래상어의 모습 .

고래상어라고, 상어 중에서 가장 큰 종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생명체가, 인간의 선박으로 인해서 목숨에 위험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선박에 의한 로드킬, 소위 해양 로드킬인데요. 

 

진짜 인간이 여러모로 이 자연에 몹쓸짓을 하는 거 같습니다 ㅠㅠ

 

그럼 소식 볼까요.

해양 로드킬

점점 확장하는 도로와 늘어나는 교통량의 영향으로 야생동물이 도로를 건너다 달리는 차에 치어 숨지는 것을 '로드킬'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길이 없는 망망대해인 바다에서도 같은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바다 동물이 크고작은 선박과 부딪혀서 목숨을 잃는 '해양 로드킬'이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이 '해양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생물학연구소와 사우스햄프턴대 연구진은 지금까지 해양 로드킬이 자주 일어난 곳과 자주 희생된 종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선박 운행 경로나 속도 등에 법적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양 로드킬을 당하는 동물은 주로 고래와 상어 등 대형 해양동물들입니다. 현재 전세계 해양을 다니는 선박은 10만 척이 넘습니다. 최근 16년 동안 해운 교통량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2014년 기준 2050년까지 해운 교통량이 최대 12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만큼 대형 해양동물이 선박에 부딪혀 생명을 잃을 위험도 10배 이상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연구진은 해양 로드킬 사고뿐 아니라 동물이 스스로 선박을 피해 다니므로 이동 경로가 바뀌어 결국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에서 동물과 충돌한 해양 사고는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규제가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간 얼마나 많은 동물이 해양로드킬에 희생됐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상어와 가오리, 홍어 등은 선박에 부딪쳐 죽으면 바닷속에 가라앉아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형 선박들이 다니는 홍콩의 한 컨테이너 선박 터미널.
대형 선박들이 다니는 홍콩의 한 컨테이너 선박 터미널 .

그나마도 고래와 돌고래, 거북이는 해상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 해수면에 떠다녀 발견되기가 쉬운 편입니다.

남아공 넬슨만델라대 연구진이 2020년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래와 바다거북 등 체중 450㎏이 넘고 이동거리가 수백 수천 ㎞인 해양동물 약 75종이 선박 충돌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큽니다. 이들 중 60종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속하고, 3분의 1 이상은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번에 논평을 발표한 영국 연구진도 사체가 빠르게 가라앉는 고래상어(Rhincodon typus)의 생태와 선박의 위치를 나타내는 위성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고래상어의 수평 이동 범위의 92%, 수직 이동 범위의 50%가 선박들의 이동 경로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래상어에게 위험한 지역은 매년 전세계 해상 석유 무역의 3분의 1이 이뤄지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고래상어를 잡는 어업이 줄어도 결국 해양 로드킬 때문에 총 개체수가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해상사고가 특정 동물 종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결책 존재해

연구진은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해양 오염과 기후변화 등 해양 생물 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에 비해 해양 로드킬은 비교적 '인간이 다루기 쉬운 문제'라고 봤습니다. 즉, 인간의 노력으로 해양 로드킬 건수를 대폭 줄여 해양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연구진은 7일 네이처 논평을 통해 해양 로드킬을 줄이려면 해양생물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대한 데이터와 전세계 해상 어선을 감시하는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양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방안 네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해상 사고 모니터링을 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자주 어떤 종이 선박과 부딪칠 위험이 높은지 분석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해운업계뿐 아니라 대중도 해양 로드킬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법적 규제를 만들어 선박이 해양동물들이 많이 살거나 이동하는 지역을 지나갈 때 속도를 줄이거나 아예 경로를 우회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이 같은 규제를 선박들이 잘 지키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미 해양생물 공간정보(OBIS), 무브뱅크, 아쿠아맵스 같은 동물 추척 시스템으로 해양 동물이 어디에서 사는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불법 어업과 남획을 막기 위해 전세계 해상의 어선을 감시하는 '글로벌피싱워치',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하는 데이터들을 함께 활용하면 해양 로드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