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에 보이는 괴상하게 생긴 물고기... 바로 '사카밤바스피스'라는, 한 때 바다에 살다가 멸종해 버린 '갑주어'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이 발음하기도 힘든 '사카밤바스피스'가 일본에서는 대인기라고 합니다.
심지어 밈화되어서 각종 SNS 등에 떠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럴까요. 참으로 궁금하네요.
그럼 이 생명체에 대해서 알아보고, 일본의 밈화 현상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1. 사카밤바스피스의 특징
오르도비스기에 널리 분포하며 번성한 갑주어 종류의 무악어류입니다. 무악어류는, 턱이 없다는 뜻이지요. 아주 원시적인 물고기입니다.
속명은 '사카밤바의 방패'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석이 처음 출토된 볼리비아의 지역명인 사카밤바(Sacabamba)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사카밤바스피스는 볼리비아와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 오만 등 당시 곤드와나 대륙 주변부에서 화석이 산출되고 있습니다. 얕은 바다에 서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몸길이는 25센티미터 정도에, 전반적으로 올챙이를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등판과 배판으로 이루어진 머리방패(Headshield)가 있었고 두 판을 잇는 아가미판(Branchial plate)들이 아가미 부분을 덮고 있었습니다.
갑옷으로 덮이지 않은 나머지 몸체는 끈같이 길다란 형태의 비늘로 덮여 있었습니다. 머리 가장 앞쪽에 위치한 눈과 콧구멍 외에 물속의 작은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한 감각기관인 측선의 존재도 화석 기록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빨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60열에 이르는 작은 구판(Bony plate, Oral plate)들이 입에 나있었다고 합니다.
이 구판들은 이동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판은 인두강(Pharyngeal cavity)의 수축과 팽창이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따라서 진공청소기처럼 먹이감을 빨아들이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과 다른 기능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화석으로 유명한 것은, 볼리비아에서 산출된 모식종 사카밤바스피스 잔비에리(S. janvieri)입니다.
이는 30개체 정도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이는 갑작스러운 담수의 유입과 같은 이유로 인해서 이 무리가 한 곳에서 몰살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수중 생태계에는 완족동물이라는 것도 함께 번성하여, 같은 곳에서 사카밤바스피스 사체들과 함께 다수의 개맛류인 브란키오포드도 산출되었습니다.
모식종 말고도 오만과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산출된 최소 3종의 사카밤바스피스(Sacabambaspis sp.)가 보고되었으나 아직 명명되지 않았습니다.
친척으로는 같은 아란다스피스목에 속하는 아란다스피스가 있습니다.
2.일본에서의 밈화 현상
일본에서는 요새 이 사카밤바스피스가 열풍이라고 하는데요. 그 시작은 저 위의 헬싱키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꽤 귀여웠던 것이죠 ㅋㅋㅋ
원래는 대부분의 고생물들이 그렇듯이 인지도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2023년 6월부터 핀란드 헬싱키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 사진이 트위터에 알려지면서 밈이 되고 있습니다.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얼굴, 기묘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이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죠.
이 덕분에 온갖 패러디 짤이 나오고 빠른 속도로 캐릭터 상품화까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에 개성적인 얼굴로 복원되어서, 한동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잘못 복원된 케이스로 오해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분석에 따르면 갑주를 비늘로 덮었다 보니 그렇게 보일 뿐 꼬리의 형태가 잘못 복원된 것을 제외하면 화제가 된 얼굴 부분은 크게 어긋나지 않게 복원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의외로 멸종되기 이전부터 진짜 저런 얼굴이었던 것이죠.
다양한 밈을 다루는 Knowyourmeme에도 등재되었으며, 한국에도 이 밈이 알려지며 사카밤바스피스가 공룡 마이너 갤러리의 8대 갤주로 당선되기도 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