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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곤충백과] 신라 공주 무덤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비단벌레'

by 석아산 202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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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무덤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장식
신라 공주 무덤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장식

지난 4일, 신라 공주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에 대한 경주문화재연구소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 무덤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열 살 정도의 공주였고, 각종 화려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공주의 머리카락과, 이 비단벌레 장식이었는데요.

비단벌레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최고위층의 무덤에까지 들어가게 된 것일까요.

 

오늘은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이기도 한 비단벌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비단벌레란?

화려한 빛을 내는 껍질을 지닌 비단벌레
화려한 빛을 내는 껍질을 지닌 비단벌레

비단벌레는 딱정벌레 목의 비단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입니다.

 

좁은 의미의 비단벌레는 Chrysochroa coreana를 말합니다. 학명에 한국이라는 뜻이 들어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곤충 중의 하나이지요.

 

실제로 몸빛이 너무나 아름다워 한국에서는 비단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구슬벌레라고 한답니다. 일본에서는 '옥'을 붙여서 타마무시, 즉 옥충(玉虫, タマムシ)이라 부릅니다.

영어로는 쥬얼비틀(Jewel beetle, 보석벌레)이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보이듯이,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비단벌레의 몸빛을 아름답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단벌레(Chrysochroa coreana)의 몸길이는 30~40mm입니다.

몸에서는 녹색, 금색, 붉은색의 금속성 광택이 나는 화려한 곤충입니다.

팽나무나 벚나무 등의 삼림지대에 서식합니다. 나무진을 빨아들여 삼림에 피해를 주는 해충입니다.

그러나 현재 그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천연기념물 제 49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외형이 방아벌레와 흡사하며, 실제로도 방아벌레와 근연관계입니다.

 

2. 상세

황남대총 비단벌레 장식 금동
황남대총 비단벌레 장식 금동

성충의 날개 빛깔이 아름다워 과거부터 장식물로 자주 애용되었습니다.

 

한국사에서는 신라 금관총과 황남대총에서 비단벌레 날개를 모아 붙여서 장식한 유물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말띠드리개, 말안장 뒷가리개, 발걸이, 허리띠 꾸미개, 화살통 장신구와 멜빵, 귀면문 화살통, 금동 장식품 등이 대표적인 유물입니다.

 

이런 이유로 비단벌레 보물이 다수 출토된 경주시에는 비단벌레를 관람차나 장식물 등에 캐릭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후나바루 고분이나 호류지에서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목조공예품인 옥충주자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의 비단벌레는 일본종과 동일한 Chrysochroa fulgidissima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 농촌진흥청에서 분석한 결과 국내종은 일본종과는 다른 별개의 종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은 국내종의 학명을  Chrysochroa coreana로 명명하였습니다.

 

호주에서는 비단벌레가 버려진 맥주병의 색깔과 모양을 헷갈려 해 병 위에 올라가 짝짓기를 시도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 연구진은 이 '비단벌레와 맥주병의 교미' 사례를 연구하여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죠.

 

이에 더해 실제로 버려진 맥주병이 비단벌레라는 종의 생존에 크나큰 위험이 된다고 연구진은 경고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산업화, 도시 개발 등으로 멸종 위기입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아직도 매우 흔해서, 곤충채집가들이 많이 잡아서 표본으로 판매합니다.

온라인에서 여러종류의 비단벌레 표본을 한점당 수천원에서 수만원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색이 아름다워 나비와 함께 곤충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곤충 중의 하나입니다.

사육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알을 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 성충이 되기까지 2~3년이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월 곤충 박물관에서 사육을 시도하고 있다는데요. 번식이 대단히 어렵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이 화려한 비단벌레 말고도 다양한 비단벌레들이 서식하는데요. 이 비단벌레를(Chrysochroa coreana)를 제외한 나머지 종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도 않은 데다 개체수도 아주 많아서 흔하게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하지도 않고 오히려 칙칙해서, 인지도는 아주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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