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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백과] 같은 곳에 3000년 동안 알 낳아온 '바다거북'

by 석아산 2023. 7. 19.

바다거북은 3000년 동안 지중해의 특정 지역에서 알을 낳고 키웠다.
바다거북은 3000년 동안 지중해의 특정 지역에서 알을 낳고 키웠다.

바다거북은 평생을 바다에서 살지만, 딱 한 번, 알을 낳을 때만 육지에 올라옵니다.

 

한 연구진에 의하면 어떤 바다거북은 3천년 동안 지중해의 같은 장소에서 알을 낳아왔다는데요.

 

정말 그 꾸준함이 대단하네요! 

 

자, 바다거북은 어떠한 동물이며, 어떻게 진화를 해왔을까요.

 

흥미로운 바다거북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겠습니다.

하와이에서 촬영된 푸른바다거북
하와이에서 촬영된 푸른바다거북

1.바다거북이란?

바다거북은 넓은 의미로 거북목 바다거북상과(Chelonioidea)에 속하는 모든 종들의 총칭입니다.

바다거북상과에는 일반적 바다거북과 장수거북, 그리고 지금은 멸종한 아르켈론과 그 친척들이 포함됩니다.

 

좁은 의미로는 바다거북상과의 하위 분류군인 바다거북과에 속하는 모든 종들의 총칭입니다.

더 좁게 특정 종만을 가리킬 때는 푸른 바다거북(Chelonia mydas)을 말합니다.

 

2. 특징 및 생태

바다거북은 북극해를 제외한 모든 대양에 서식합니다.

그 중에서도 푸른바다거북은 대서양과 태평양에 서식하는 두 개의 다른 개체군과 함께 전 세계의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 걸쳐 분포합니다.

인도양에서도 발견됩니다. 

그 이름은 올리브색부터 검정색까지의 등딱지 색깔이 아니라 등딱지 밑에서 발견되는 녹색 지방을 가르킵니다.

 

해양파충류 중에서 가장 수중 생활에 잘 적응되어 있습니다.

팔다리는 모두 지느러미 형태로 진화되었습니다. 이 지느러미로 천천히 유영합니다. 

몸길이는 보통 상체가 1~1.2미터 정도, 최대 1.3미터까지 자랍니다.

 

물 밖에서는 몸통으로 체중을 버텨야 합니다. 완전히 자란 바다거북은 자기 체중에 몸 속 장기가 눌려 상할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때문에 수컷은 바다로 나가면 사실상 두 번 다시 육지를 밟지 않습니다.

암컷 역시 해변에 알을 낳으러 올 때 빼고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빨리 알 낳고 땅에 묻고 서둘러 바다로 돌아가지요.

 

부리는 앵무새 부리와 비슷합니다.

부리를 이용하여 해조류를 뜯어먹습니다. 가끔 물고기나 해파리 같은 동물성 먹이도 먹습니다.

특히 어릴 적에는 전적으로 육식만 합니다.

바다거북은 엄청난 수의 해파리를 먹습니다. 해파리의 몸은 대부분 수분이기 때문에 해파리로 에너지를 얻으려면 그만큼 많이 먹어야 하는 것이죠.

 

바다거북의 상징이기도 한 등딱지는 매우 단단해서 상어 등 육식 어류의 습격에도 무사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등딱지 한정으로... 지느러미같이 연한 부위를 물어 뜯기면 꽤나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바다거북은 육지거북처럼 머리나 다리를 등껍질 안으로 집어넣지 못하므로 더 위험합니다. 

 

성격은 대체로 온순하고요. 그런데 매부리바다거북은 좀 사나워서 다이버를 물어 뜯기도 한다고 합니다.

몇몇 야생바다거북은 가끔씩 소형종 상어의 지느러미나 아가미를 물어뜯기도 합니다.

 

바다거북은 모든 종이 사이테스1급으로, 개인사육은 불법입니다. 동물원에서만 사육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바다거북은 굳이 개인사육을 막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개인사육이 불가능한 동물입니다.

굉장히 크게 자라는 종이 많고, 엄청난 넓이의 사육공간을 요구하며, 물도 오직 해수만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덩치에 걸맞게 먹잇값만 해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2.1 산란

산란하러 모인 바다거북
산란하러 모인 바다거북

알은 주로 모래사장에서 낳습니다.

종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대략 50~2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요.

일 년에 서너 번 낳으며, 알을 다 낳으면 모래로 묻고 바다로 돌아갑니다.

 

위에서 말했듯 바다거북이 육지에 오래 있으면 폐가 짓눌려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미는 산란을 최대한 빨리 마치려고 하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산란은 네 시간이나 걸리는 힘겨운 과정입니다.

 

알은 주로 밤에 낳습니다. 낮에 알을 낳으면 주위에 있는 포식자들의 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밤에 낳는다 하더라도 포식자들은 기가막히게 그 알들을 찾아내 파먹습니다.

 

태야의 성별은 악어처럼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모래의 온도가 29.7도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 부화한 알은 암컷이 됩니다.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수컷이 되죠.

현재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암컷이 더 많아지면서... 가뜩이나 멸종 위기의 바다거북은 더욱 난처한 지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미는 50센티미터 이상 모래를 파낸 후에 산란하는데, 너무 깊으면 새끼들이 못 빠져나오고, 너무 얕으면 너구리나 까마귀 등 포식자들에게 수난을 당한답니다.

적당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여기면 모래만 헤집고 알을 낳지 않고 바다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바다로 돌아간 바다거북이 거듭 거듭 실패를 거치다가 어쩔 수 없이 바다 안에서 산란하기도 합니다.

그럼 어쩔 수 없이 그 알들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어버리고 말지요.

 

알을 낳기 적당한 환경이 너무나 제한되어 있기에, 몇몇 바다거북은 이미 다른 바다거북이 낳아 놓은 알을 헤집고 내친 다음 자기의 알을 낳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먼저 낳은 알은 대부분 부서져 버려서, 다른 포식자들의 먹이가 되어 버리죠.

용케 살아남아서 부화해도 맨 빝바닥이기에 보통은 아래에서 질식이나 압사를 당합니다. 

 

안전하게 낳은 알이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거나 포식자들의 먹이감이 되지 않으면 50일 정도 뒤에 부화해서 별빛을 보고 바다로 향합니다. 현재 많은 바다거북의 새끼들이 해변의 인공조명을 보고 따라 바다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향하다가 길을 잃고 굶어죽거나 사고를 당해 죽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해와 동해에서 발견됩니다. 제주도 중문 색달해안에서는 몇 차례 바다거북의 산란이 확인된 적도 있습니다. 

 

2.2 새끼들의 생존 본능

부화 후 바다로 향하는 바다거북의 새끼들
부화 후 바다로 향하는 바다거북의 새끼들

알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모래를 뚫고 눈앞의 바다를 향해 전력을 다해 기어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화일을 눈치채고 수많은 포식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갓 태어난 새끼는 완전한 무방비 상태이죠 ㅠㅠ

 

새끼들은 태어나자마자 진정한 데스 레이싱을 시작합니다.

알에서 태어난 새끼들 중 절반 이상은 바다로 가는 도중 바다새나 게 등의 먹잇감이 됩니다.

바다에 무사히 도착해도 물 속에 포식자들이 드글드글합니다.

상어나 대왕바리 같은 대형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새끼들 중에서 살아남는 개체는 고작 몇 마리 정도 뿐입니다.

 

이러다 보니 외국의 경후는 환경보호단체나 현지 해안경비대원 같은 사람들이 엽총을 들고 새나 포식자들을 내쫓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동물학자들과 연구소들은 개체수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바다거북의 알을 가져가서 인공번식시킨 다음 부화한 새끼들을 바다에 풀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처절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바다거북은 성체가 되면 뱀상어나 백상아리 같은 대형 상어종이나 바다악어, 그리고 인간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천적이 없을 정도가 됩니다.

수명은 일반적으로 80년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더 장수해서 수백년을 사는 녀석들도 드물게나마 있습니다.

 

3. 멸종 위기

당신은 멸종의 맛을 좋아하나요? 라는 포스터
당신은 멸종의 맛을 좋아하나요? 라는 포스터

현재 모든 바다거북종은 IUCN 적색 목록의 멸종위기종에 속해 있습니다.

사실 바다거북의 번식력 자체는 제법 높은 편입니다. 

또한 웬만한 수질에도 끄떡없고, 뭐든지 가리지 않고 먹어치웁니다. 알도 많이 낳지요.

그러나 특유의 온도로 결정되는 성별 메커니즘과 밀렵, 그리고 높은 식성 때문에 쓰레기를 먹다 질식사하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입니다. 

 

그리고 해양 생물이라 환경오염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매우 넓은 사육환경을 요구하기에 악어처럼 가축화도 불가능합니다.

 

특히 바다거북의 고기는 꽤 맛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 식용으로 밀렵 당하는 경우가 많지요.

등딱지로 장식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생존율이 낮은데, 알까지도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둥지까지 건드리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지구온난화로 인한 성비 불균형도 심각합니다. 지구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암컷이 계속 늘어나다보니 번식도 어렵고 유전자 풀도 좁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해양생물이라 환경오염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매우 넒은 사육환경을 요구하는 탓에 악어처럼 가축화도 불가능하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바다거북에게는 독이 있습니다. 바다거북에 의한 식중독을 chelonitoxication이라고 합니다. 복통, 구토, 설사, 어지럼증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혼수상태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데다가 마땅한 치료법도 없고 치사율도 28% 정도에 달하는 무서운 중독입니다.

 

다만, 모든 바다거북이 이런 건 아니고 잡아먹히는 바다거북 수에 비하면 굉장히 희귀한 사례입니다.

이는 바다거북이 독이 있는 해파리를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에 의한 직접적인 해양 오염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나 어디선가 날아와서 바다에 떨어지는 과정에서 탈색된 풍선을 해파리로 착각하여 질식사하는 바다거북도 많습니다.

어업활동의 증가로 인간이 쳐 놓은 그물에 잘못 걸려 숨도 쉬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다 죽는 개체도 많습니다.

 

바다거북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성장 단계에 따라 해양 생태 피라미드의 밑바닥부터 중상위까지 골고루 기여합니다. 또한 대량의 해파리와 조류를 먹어치워 생태계 안정에 기여합니다. 이들이 해안가에 낳는 알은 육상동물과 새에게 양분을 공급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서 바다거북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새끼 바다거북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알을 보호하다가 새끼로 부화하고 나서 바다에 방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