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의 사진을 보십시오.
동해에서 잡은 참치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큰 참치가 잡힌지는 얼마 되지 않지요.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으로 참치가 우리나라에도 출현하게 된 것인데요.
이것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양 생태계에 급격한 변화가 닥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럼 오늘은 참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저 참치는 어떻게 우리나라 동해에서 잡히게 된 것인지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참다랑어(참치)에 대해
참치는 고등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어류입니다.
하긴... 둘다 등푸른 생선이죠!
이 참치는 '참다랑어'가 표준어이며, 다랑어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종입니다. 참치라고 하면 보통 이 참다랑어를 가리킵니다. 참치회로 많이 소비되는 어종입니다.
참다랑어에는 세 종이 있습니다. 원래 학명이 Thunnus thynnus였지만, 1999년에 서식지에 따라 대서양에 사는 대서양참다랑어(T. thynnus), 남반구에 사는 남방참다랑어(T. maccoyii), 그리고 태평양에 사는 북방참다랑어(태평양 참다랑어)(T. orientalis), 3종으로 재분류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대서양참다랑어가 가장 크고요. 횟감으로는 북방참다랑어가 최고급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양식하는 것은 바로 이 북방참다랑어입니다.
2. 참다랑어의 특징
참다랑어는 회유어로, 일정한 서식지를 두지 않고 주기적 이동생활을 합니다. 원양어류로 분류합니다.
태평양의 온대, 열대 바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다랑어보다 수온이 낮은 지역에서도 잘 버티기 때문에 고위도 지역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동해를 거쳐 쿠릴 열도와 사할린까지 북상합니다. 가을이 되면 다시 남하하여 이동합니다.
수온이 낮은 일본 아오모리현의 오오마, 뉴잉글랜드-노바스코샤 근해, 아이슬란드-페로 제도 근해에서 잡히는 참다랑어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수십여 마리씩 큰 무리를 지으며 이동합니다.
헤엄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평균 시속이 70~90킬로미터까지 됩니다. 주로 작은 물고기나 두족류,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육식성 물고기입니다.
낮에는 온종일 먹이 사냥에 집중하고, 야간에는 쉽니다.
아가미 구조가 움직여야만 산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헤엄치지 않으면 질식사하고 맙니다.
때문에 사냥을 하든 안하든 항상 쉴새없이 헤엄치고, 심지어 잘 때도 헤엄치며 잡니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의 하나로, 등은 푸른색이고 배는 흰색입니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 번식을 합니다. 알은 약 1천만 개쯤 낳습니다.
알은 수면 가까이 부유하다가 부화합니다. 새끼가 완전히 성숙하는 데에는 약 4~5년 정도가 걸립니다.
성체의 최대 수명은 15년~26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참다랑어를 포함한 다랑어들은, 변온성 동물인 대부분의 물고기들과 다르게,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항온성 동물이라고 합니다.
크기도 상당히 대형인데다가 힘차게 헤엄치기 위해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모세혈관이 몸 구석구석 뻗어 있어서 체온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악상어목에 속하는 몇몇 상어들이 체온을 유지하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작은 상처에도 피를 많이 흘립니다. 다른 참치와 마찬가지로 붉은살생선입니다.
3. 참다랑어의 경제성
참다랑어는 다랑어를 비롯해 모든 생선 중에서도 가장 비싼 축에 듭니다.
그러나 맛이 좋아서 항상 수요가 넘칩니다. 또한 힘이 워낙 좋은 물고기라서 레저 낚시의 대상어종이 되기도 합니다.
원래 한국에서도 낚시로 간혹 1년에 1~2마리씩 잡히긴 했지만, 2018년부터 그 개체수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부터 수온상승으로 인한 경로 변경 탓인지 동해에서의 어획량이 급증했습니다.
여름이나 초가을에 동해안 어시장에 가면 생참치를 맛볼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또한 어획 제한이 있어서 버리는 양도 많다고 합니다. 유통되는 물량들은 대개 아성체로 추정됩니다.
주로 주낙이라는 낚시질로 잡지만, 대량 포획하기 위해 그물로 잡기도 합니다.
이렇게 잡힌 참다랑어의 대부분은 머리와 꼬리, 내장이 제거되고 영하 60도 아래로 얼려서 보관합니다.
냉장 참치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소비됩니다. 국내에서도 하이엔드급 스시야나 고급 호텔에서 제한적으로 소비되지요.
이러한 과도한 소비로 인해서 대량 포획을 하고, 참치 자체도 완전히 성장하는 데에 긴 시간이 걸려서 그 개체수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어획량을 규제하려는 시도에도, 일본이 자꾸 반칙을 저질러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2012년의 어획량이 1960년도에 비해 약 80%나 감소하였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되었는데요. 이는 향유고래나 판다와 같은 급입니다.
특히 일본처럼 참다랑어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로 인해서 지금 당장 참다랑어의 포획을 중단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인데요.
이때문에 그린피스 등에서 그 개체수 보전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또 업계에서도 참다랑어의 자원량을 전보다 크게 늘리기 위해 양식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식을 할 때에는 가두리로 가두고 고등어나 전갱이, 청어 같은 기름진 생선을 먹이로 주어서 일정기간 살을 찌운다고 합니다. 살이 적당히 오르면 수중총이나 나이프 따위로 잡아서 냉동선으로 올려 손질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2015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양식에 성공했습니다. 2018년 국내 첫 출하를 성공했습니다.
4.일본에서의 참치
참치, 하면 일본이 떠오를 정도로, 일본은 참치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식재입니다.
전 세계에서 어획되는 참치의 약 80%가 일본에서 소비됩니다.
그러나 이런 일본도 참치를 즐겨먹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일본은 최근까지도 참치를 싸구려 식재료로 취급했습니다.
일본 에도시대의 문헌들을 보면, 18세기 중기까지는 몹시 천하여 상인들도 부끄러워 대놓고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고대 일본에서 참치를 '시비'로 불렸던 데서 기인한다고 합니다.
일본어로 '죽은 날(死日)'의 발음이 '시비'와 같기 때문입니다. 또 일본의 옛 귀족들은 담백한 흰살생선만 찾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에도시대에 들어서면서 참치는 '마구로'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획량이 늘면서 차츰 대중적으로 먹는 생선이 되었지요.
19세기 초에 난류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참치가 대량으로 잡히기 시작하자, 이것을 어떻게 먹어치워야 할까 고민하던 상인들은 이를 생선초밥의 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즉석에서 손으로 쥐어 만드는 초밥인 니기리즈시(握り寿司)가 탄생해 일본을 휩쓸면서, 참치의 위상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참치 부위는 크게 아카미(赤身), 주토로(中トロ), 오토로(大トロ), 네기토로(ネギトロ)의 네 종류로 나뉩니다.
아카미(赤身):
붉은 살 부분을 말합니다.
참치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살코기 부위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빨간 참치회가 바로 이 부위입니다.
기름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양이 많은 만큼 가격 또한 가장 저렴합니다.
간장양념에 살짝 절여서 노리마키의 속재료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짝 시큼한 맛이 나는데요. 이는 적색육의 피맛이라고 합니다.
담백한 맛인만큼, 주토로와 오토로를 먼저 먹고 맛을 보면 심심하게 느껴집니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참치의 아카미야말로 참치 본연의 맛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주토로(中トロ):
중뱃살 부위를 말합니다.
아카미와 후술할 오토로의 중간 부분입니다. 약간 진한 분홍색이며, 아카미에 비해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참치 중에서 준 고급 취급을 받습니다. 가격은 보통 2피스에 500엔 남짓 정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주토로가 붉은살과 대뱃살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며 선호하기도 합니다.
오토로(大トロ):
대뱃살 부분입니다.
참치에서 가장 적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연한 분홍색을 띠며, 기름기가 아주 많아 고소합니다.
혀에 닿으면 말 그대로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참치의 여러 부위 중 최고급 부위로 취급받고, 가격 또한 아주 비쌉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기름진맛으로 인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며, 고급 스시집 코스요리에도 반드시 들어갑니다.
네기토로(ネギトロ):
갈빗살 부위입니다. 참치에서 뼈에 붙은 살을 발라내어 만든 부위입니다. 나카오치(中落ち)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혈합육이 다소 섞여있어 과거에는 버리는 부위였습니다. 보통 위에 파를 얹어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라서 네기토로라고 부르는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어원은 파(네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ねぎ取る(네기토루. 땅이나 흙 등을 파내다)입니다.
참치 살을 마치 흙 파듯이 파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정작 네기토로를 처음 선보였다고 알려진 아사쿠사의 킨타로 스시측에서는 이 설을 부정하며, 네기토로의 개발자가 근처의 유명했던 麦とろ(무기토로)라는 가게에서 이름을 따와 네기토로 라고 붙였다고 주장합니다.
참치가 워낙 커서 뼈에 붙은 것만 긁어내도 푸짐하게 나오고요, 보통 연어알이나 성게알처럼 김에 싸서 먹습니다. 네기토로동(ネギトロ丼)이라 해서 덮밥으로 먹기도 합니다.
5. 한국 동해에서 발견되는 참치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수온상승과 해류의 변화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참치가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5~6킬로그램 정도 되는 아성체인데요. 이번 16일에는 주문진 앞바다에서 160킬로그램 무게의 참치가 정치망 그물에 걸려 잡혔다고 합니다.
이것 참 곤란하네요... 참치가 많아져서 정치망에 걸려 죽어가는데.... 어획량에 제한이 있어서 그 잡힌 것을 또 버린다고 하네요...
허 참... 이거 큰 문제입니다.
어쨌든 이번에 잡힌 역대급 큰 참치는 310만원에 위판되었다고 합니다.
강릉수협 관계자는 "동해안에서 잡히는 참치는 통상 5∼6㎏이 대부분인데 이번에 역대급 참치가 잡혔다"고 말했습니다.
아열대성 어류인 참치는 일정한 서식지를 두지 않고 주기적으로 이동 생활을 합니다. 주로 태평양의 온대, 열대 바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