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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동물백과] '바다뱀'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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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배바다뱀
노란배바다뱀

요즘 우리나라에 바다뱀이 자주 출몰한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의 영향이겠지요. 그런데 바다뱀 중에서는 맹독을 가진 것들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파란고리문어에 바다뱀, 거기에다가 상어까지... 정말 우리나라 바다... 이대로 가다간 큰일일 거 같습니다. 조만간 해수욕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오늘은 요새 우리나라에 자주 나타난다는 바다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바다뱀이란?

바다뱀은 특정한 분류는 아닙니다. 다만 바다에 사는 코브라과 독사들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영어권에서는 'Sea snake' 또는 'Sea serpent' 라고 부릅니다.

 

크게 두 종류가 나뉘는데, 바다우산뱀, 진성바다뱀으로 분류됩니다. 바다우산뱀은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물 위로 올라오는 종입니다.  진성바다뱀은 피부로 숨을 쉬고 알도 물에서 난태생 방식으로 낳는 종이여서 물 위로 올라올 일이 거의 없습니다.

 

주로 바다우산뱀류들이 독이 강력합니다. 사실 이것도 습성에 따라 분류한 것이지 정확한 생물학적 분류는 아닙니다.

 

5000만년 전인 에오세 초기에 형성된 북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사암층에서 발굴된 팔라이오피스는 바다뱀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 뱀은 코브라과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현생 바다뱀과 그렇게 가까운 종은 아닙니다.

 

코브라과 바다뱀이 최초으로 화석으로 발견된 것은 1827년 호주 중신세 말기에 퇴적층에서 발굴되었습니다.

 

꼬리가 지느러미처럼 진화해서 세로로 길쭉하기 때문에 일부 종을 제외하면 물밖에서는 다른 뱀처럼 잘 기어가지 못합니다.

 

2. 바다뱀의 독

이 뱀의 독은 대중적인 코브라보다도 강력한 맹독입니다. 한번에 주입되는 독의 양은 적은 편입니다.

 

 물론 바다뱀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 어떤 바다뱀은 독이 없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수중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개체군인 진성바다뱀류는 독이 없고, 수중생활에 덜 적응한 개체군인 바다우산뱀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이 있다는 가설이 정설입니다.

 

그나마 독 뿜는 송곳니가 짧아 이들이 잠수부를 문다고는 해도 잠수복을 뚫지 못합니다. 물론 사람 피부는 쉽게 뚫습니다. 그래서 해변가에서 멋모르고 놀다가 바다뱀을 밟는 바람에 위협을 느낀 바다뱀이 무는 사례가 많습니다.

 

바다뱀은 육지의 뱀에 비하면 수명이 짧은데, 헤엄치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독은 종류마다 다르나, 독이 있는 종류 중에서는 테트로도톡신을 보유한 종이 많습니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에도 들어 있는 독이죠.

 

3. 바다뱀의 위험성

바다뱀들이 극도로 위험한 이유는 맹독도 맹독이지만 바다에 살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름철 휴가로 바다에 가서 물리면 치명적입니다. 모래에 파묻힌 바다뱀을 못 보고 밟아버리면 물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해에 사는 바다뱀은 대부분 먹대가리바다뱀이라는 종인데 만만찮은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먹대가리바다뱀의 모습
먹대가리바다뱀의 모습

그나마 다행인 건, 위에 언급된 검은맘바나 코브라 같은 경우보다는 성격이 온순해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적다는 것입니다. 다만 어디까지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니 아주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몇몇 종은 성격은 매우 얌전하지만 독성은 코브라나 검은맘바 등에 못지않습니다. 그러니 이 녀석을 보거든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바다에 여름에 좀 깊은 바다에 가면 매우 드문 확률로 발견됩니다. 또한 바다뱀은 대서양에서는 살지 않습니다.

 

4. 바다뱀의 먹이

바다뱀답게 바다에서 사는 생물이나 바닷가 주변에 사는 동물을 주로 잡아먹습니다. 물고기 중에서는 양도 적당하고 삼키기 쉽게 생긴 탓인지, 주로 뱀장어를 잘 잡아먹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연안에서 발견된 바다뱀은 모두 5종입니다. 바다뱀, 얼룩바다뱀, 먹대가리바다뱀, 넓은띠큰바다뱀, 좁은띠큰바다뱀이 있습니다. 

 

바닷물 속에서 거의 일평생을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소금 배출 기관이 미미한 수준으로밖에 작용하질 못합니다.

따라서 해수를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걸러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신체 구조상 어려운 동물이라는 역설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신 이들은 뭍으로 올라와 민물을 찾아 마셔 수분을 공급합니다. 때로는 바다에서 우기 때마다 바다 표면에 단기간 형성되는 렌즈 모양의 담수 덩어리에 접근해 민물을 마심으로써 수분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섭취한 수분을 가지고 다음 번에 비가 올 때까지의 긴 시간을 버텨내며 살아갑니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 건기 상태에 수분 공급을 별로 못해서 바싹 마른 바다뱀을 갖다가 민물에 넣어줬더니 처음에는 대량의 물을 마셨습니다. 그러나 한 번 그리 먹고 난 다음엔 수분을 자기 몸에 별로 공급하려는 시도조차 안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생태 탓에, 기후 변화에 취약한 바다 생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기상 이변 등으로 인해 바다에 비가 안 오는 시기가 지속될수록 이들은 목숨이 위험해집니다.  현재 거의 대다수의 바다뱀은 멸종위기에 놓여있습니다.

5. 대서양에서는 살지 않는 바다뱀

대서양에서는 바다뱀이 살지 않는데요.

바다뱀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지협이 막혔습니다.

그래서 인도양이나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가려면 북극해나 남극해를 거쳐야 하는데 둘 다 수온이 낮습니다.

그나마 수온이 조금이라도 높은 남아메리카 대륙을 통해 가야하는데요.

 

칠레 왼쪽은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아타카마 사막이 있을 정도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사실상 통로가 막혀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담수를 섭취해야 하는 바다뱀으로서는 치명적인 경로이죠.

 

따라서 이쪽으로 움직이려 했다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대서양으로 건너가지 못했습니다.

올리브바다뱀
올리브바다뱀

6. 바다뱀의 천적

맹독을 가져 천적이 없을 것 같지만, 맹금류와 뱀상어, 바다악어가 있습니다.

맹금류의 경우에는 바다뱀이 숨쉬러 나올 때 낚아채갑니다. 또한 뱀상어나 바다악어의 경우에는 물 속에서 잡아먹습니다.

 

물리지 않고 독이 있는 머리만 안 먹으면 되고, 뱀상어와 바다악어는 피부가 두꺼워서 바다뱀의 독니가 뚫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다뱀 요리도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이 녀석을 이라부, 또는 에라부라고 부르는데요.

말린 것은 다시마 등과 함께 국수 국물을 내는 데 쓰는데, 장수 요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맛은 오리고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단 바다뱀이 무섭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 오키나와 현지인들 중 안전에 민감한 사람들은 생업으로 하는 걸 제외하고는 절대로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 남부 해안 지역과 대만도 중화권이 뱀 요리가 발달한 관계로 바다뱀을 이용하여 중국식 뱀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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