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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백과] 반달곰 '오삼이' 사망... 반달곰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3. 8. 2.

'콜럼버스 곰'이라 불리던 반달가슴곰 오삼이(KM-53)가 8세의 나이로 숨졌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
'콜럼버스 곰'이라 불리던 반달가슴곰 오삼이(KM-53)가 8세의 나이로 숨졌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곰을 꼽자면, 역시 반달가슴곰일 것입니다.

 

지금은 그 개체가 많이 줄어서, 이제 보전 계획을 통해 소수의 개체가 방류되고는 했는데요.

 

그러나 방류된 반달가슴곰 개체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며, 그 방류 계획에 대한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바로 '오삼이 사건'인데요.

 

오늘은 반달가슴곰이 무엇인지 좀더 정확하게 알아보고, 오삼이 사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반달가슴곰이란?

반달가슴곰은 아시아흑곰으로도 부릅니다. 반달곰 또는 흑곰, 히말라야곰 등으로도 불립니다.

이 반달가슴곰은 한국, 미얀마, 인도, 네팔, 일본, 러시아, 부탄, 태국, 캄보디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타이완 등의 산지에 분포합니다.

 

'아시아흑곰'이라는 이름은 정식 국문 명칭은 아니라고 하네요. 한반도의 우수리 아종을 포괄하기 위해 영어 이름을 직역한 임시 명칭이라고 합니다.

몸은 검은색이고, 가슴에 V자 또는 초승달 모양의 흰색 털이 나 있습니다. 반달곰 또는 단순히 그냥 곰으로 부르기도 하며, 한반도 북부에 서식했던 불곰은 이와 대비해 큰곰이라고 불렀습니다.

 

동물원의 반달가슴곰 가족
동물원의 반달가슴곰 가족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우수리불곰과 함께 한반도에 자생하는 곰입니다.

다 자란 몸길이는 130~190 cm 정도입니다.

몸무게는 수컷은 최대 200 kg 정도지만 보통은 60~140 kg 정도입니다. 암컷은 40~90 kg 가량에 최대 140 kg으로 불곰의 절반 정도 나갑니다.

수명은 25년 정도입니다.

 

곰과 중에서 판다와 안경곰 다음으로 초식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주로 단맛이 강한 열매와 씨앗, 그외에 쥐나 새, 물고기, 곤충 같은 작은 동물도 먹는, 초식 위주의 잡식성 동물입니다.

 

드물게 사슴과 같은 큰 동물을 습격하기도 합니다. 죽인 시체도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사람이 사육하는 일이 많고 의외로 애교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민하고 조심스런 성격이라, 놀라게 하면 충분히 사람을 해칠 수 있습니다. 이 아시아흑곰으로 인해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 대한민국의 반달가슴곰

과거 반달가슴곰은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반달곰 관련한 민담도 여럿이 있습니다. 주로 미련한 곰이 인간의 지혜에 당한다는 내용인데요. 호랑이처럼 반달곰도 인간에게 두려운 존재인 동시에 해학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들어서 일제강점기의 해수구제사업, 광복 이후 한국전쟁과 도심확보, 벌목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밀렵 등으로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1983년 설악산에서 밀렵꾼의 총에 의해 살해된 반달가슴곰을 마지막으로 토종 반달가슴곰은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지리산에서 1990년대까지 곰이 있었다는 증언이 자주 들려왔습니다. 실제로도 발톱자국이나 상사리 등 서식 흔적도 명확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 MBC 탐사팀이 지리산에서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반달가슴곰 영상이 포착되었습니다.

이 발견을 기점으로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단지 이 곰이 정말 토종곰인지는 유전자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야생과 달리, 지금도 국내에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 숫자는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1980년대 정부에서 농가에 특이 가축 사육이 권장되었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5백 마리 정도가 농가에 보급되었죠.

다만 문제는 1993년에 한국이 야생동물보호협정에 가입하게 된 것입니다. 반달가슴곰은 이 협정 때문에 해외로의 판매는 금지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농가에서 기르던 곰들을 다 살처분할 수도 없고, 산 채로 동물원 같은 곳에 팔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로 인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규정상 10년 이상 키운 곰의 웅담은 약재로 팔 수 있지만, 그외 가죽 등은 거래금지 품목입니다.

 

이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져, 농가에서는 더 이상 사육하고 싶지 않지만 함부로 죽일 수도 없어서 애물단지 취급을 당했습니다. 야생에 돌려보내기도 뭐한 것이, 이 곰들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잡힌 개체들이라 한국 종이랑 유전자가 달랐다고 합니다.

 

2022년 기준 이런 반달가슴곰이 23개 농가에 320여마리 정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데요. 그런데 모두 보상해주려면 수백억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낙후된 시설로 인해 관리가 잘 안되어서 탈출하는 곰들도 많다고 합니다. 탈출 즉시 사살되기도 하지만 농장주들이 처리가 힘들어 쉬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곰들은 모두 중성화 수술을 마쳐서, 앞으로 곰의 수명이 길어도 30년 정도 살기에 그 뒤엔 모두 자연사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인간이 곰들에게 너무 못된 짓을 한 것 같습니다 ㅠㅠㅠ

 

2016년 12월 강원도 인제의 비무장지대 동부전선에서 무인카메라에 반달가슴곰이 찍혔습니다.

환경부는 이에 최신 DMZ 생태지도에 반달가슴곰을 추가했습니다. 2020년 인제 서화면의 향로봉 일대에서도 어미와 새끼로 추정되는 곰의 발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2020년 5월 경기도 여주의 사육곰 농장 조성으로 주민들과 농장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비영리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서 사육곰을 해외의 곰 생츄어리로 보냈습니다.

2023년 현재 비영리 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사육곰 14마리를 구조하여 강원도의 한 농가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곰 생츄어리를 짓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곰 생츄어리
동남아의 곰 생츄어리

3.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2000년에 야생반달곰이 약 5마리 정도 소수 개체가 확인되고,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계획이 수립되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첫 방사가 이루어졌는데요.

 

하지만 사업 초창기에는 실패와 고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아종이 파악되지 못한 상태에서 인근 농가의 사육곰 새끼를 위탁 받아 키운 뒤 산에 풀어놓은 것인데요.

이마저도 야생 적응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아 도로 회수되거나 올무 등에 걸려 죽었습니다.

 

이후에는 제대로 아종 조사 등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에서 같은 아종의 반달가슴곰을 도입하였습니다.

또 외국의 복원 사례를 참조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죽은 채로 발견된다는 소식만 들려왔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국내에서야 가장 큰 규모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고 좁은 편입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립공원은 그 면적이 우리나라 면적보다 넓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학자들이 곰 복원을 위해 러시아나 미국 학자들과 교류하였는데요. 그 외국 학자들이 그렇게 좁은 곳에서 곰 같은 대형동물을 어떻게 복원하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거기에 도로로 인해 동물의 길이 끊겨 있고, 근처에 민가나 등산객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 때문에 곰 같은 대형 육식 포유류를 인간과 차단시켜 개체군을 복원하는 게 넌센스가 아니냐는 의견도 많습니다.

 

어쨌든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34마리를 방사하였지만 13마리 폐사, 1마리 실종, 4마리는 부적응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방사한 숫자의 절반 이하만이 자연에 적응했죠.

이로 인해 초반에는 복원 사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최초 방사된 곰들이 성장하여 새끼 10여마리를 낳는 등, 악조건에 비하면 나름 성공적인 편입니다.

 

2013년에 태어난 새끼 10마리 중 한 마리는 토종 반달가슴곰 수컷의 새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로써 토종 반달가슴곰의 생존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2018년 보도에 따르면 18년에 어미 8마리가 새끼 11마리를 낳았습니다. 이로써 지리산 야생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56마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반달가슴곰의 최소 개체군 숫자는 약 50마리인데, 2020년까지 50마리를 채울 계획이었으나 조기 달성되었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는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 숫자가 대략 74마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70마리가 넘는 반달곰이 전북 남원 장수, 전남 광양, 경남 산청 합천 거창, 경북 김천 구미 고령, 충북 영동 등을 누비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반달곰이 사는 곳이 지리산에서 덕유산과 가야산까지 확대됐다고 합니다. 

2022년 들어 또 다른 반달곰 새끼 5마리가 태어나 개체수가 80마리가 되었다고 한다.

한반도의 우수리 반달곰의 모습
한반도의 우수리 반달곰의 모습

복원사업의 가장 큰 방해요소는 인간

그런데 이런 곰 복원사업은 인간이 가장 큰 방해요소입니다. 방사한 곰들이 지리산에 무수히 깔린 올무나 덫에 걸려 죽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끔 이런 곰이 발견되면 등산객들이 사진기부터 꺼내는데요. 다행히 지리산의 반달곰은 비교적 소형종이고 인간에 의해 자란 기억이 있어 그다지 공격적이지는 않아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야생동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등산객들이 가끔 귀엽다고 이들에게 먹이를 건네서, 어떤 개체는 아예 등산로에 눌러 앉기까지 하고, 단 것때문에 이가 썩어 치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 개체는 다시 복원센터로 복귀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지리산을 벗어나 약 80킬로미터를 이동한 개체도 발견되었습니다.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일이지만, 인간과 곰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 개체는 KM-53으로 명명된 개체고, 따라서 '오삼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 오삼이는 수도산과 지리산을 오가다가 결국 마취총에 맞았는데요. 하필이면 계곡에서 마취총을 맞아 익사했다고 합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항목에서 자세히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4. 복원사업의 문제점

인간과 곰의 공존을 모색하는 복원사업의 취지는 상당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달가슴곰은 곰 치고는 작다고 하나, 여전히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맹수인 건 사실입니다.

 

지금 복원사업은 야생에 풀어놓은 곰의 위험성에 대한 대비를 잘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초기 방사된 개체들은 대인기피 훈련과 함께 어린 시절 사람 손을 타서 사람을 적대시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야생에서 태어난 개체들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한 곰들은 근처 민가의 양봉용 벌통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이에 대한 대책 등이 없는 실정입니다.

2014년에서는 실제로 지리산의 벽소령 대피소에 반달가슴곰이 들어오는 바람에 도망친 블로거가 있었습니다.

2017년 7월 지리산에 방사되어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의 수는 총 47마리인데요.

 이 중 28마리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니다. 이들 곰들의 위치추적기 배터리가 소진되었거나, 아예 달려 있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이미 지리산을 벗어나 다른 곳에 갔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지리산 이외의 산들은 아직 올무 제거 작업을 하지 않아, 곰들에게 다른 산은 위험합니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산에서 곰과 만나게 될 사람들로 인한 문제도 큽니다.

 

환경부의 태세 전환

환경부는 이제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계획을 '번식'에서 '서식지 관리'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숫자가 늘어난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도 더 이상 막지 않고 모니터링 하겠다는 뜻이로 풀이됩니다.

 

한국은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엄청나게 큰 국가와는 달리, 격오지가 드뭅니다.

어떤 깊은 산이라도, 임업을 하는 사람이나 산나물을 캐는 사람, 등산객들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큰 위협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죠.

 

2020년 지리산 서식 반달곰은 69마리 정도로 확인되었는데, 이렇게 보면 지리산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2019년에는 지리산 북쪽의 덕유산과 삼봉산에서도 지리산 출신 추정 반달가슴곰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지리산 탈출곰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출몰로 다소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도 문제인데요. 사실상 지금 태어난 사람들은 산에서 맹수를 거의 경험하지 못하고 자라 경계심이 크게 낮은 상태입니다. 

반달가슴곰도 "작은 곰 정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이런 안일한 태도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

 

다만 국립공원공단에서도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공격성이 높은 개체를 회수하여 격리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한 해에만 두 마리의 곰을 회수했다고 합니다.

남부보전센터 모니터링 자료에 의하면 정규탐방로의 20미터 이내에 접근한 비율은 0.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법정비정규탐방로의 경우 곰과 마주칠 확률이 크게 증가합니다. 그러니 늘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복원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반달가슴곰에 의한 누적피해는 무려 부상 2277명에 사망 40명이라고 합니다. 반달가슴곰이 여전히 맹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일본의 경우 반달곰 개체 수가 수천 마리에 이르기에, 79마리에 불과한 한국보다 개체 수가 많다보면 이 중에서 공격성이 높은 개체가 출현할 확률도 당연히 높아지겠죠.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달가슴곰 KM-53 폐사,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은주 의원실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달가슴곰 KM-53 폐사,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은주 의원실 제공

5. 오삼이 사건에 대해서

'콜롬버스 곰', 이른바 지리산을 나와 수도산, 덕유산, 가야산을 옮겨다닌, 위에서 말한 KM-53 개체입니다.

KM-53은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이고요, 그래서 '오삼이'로 불립니다.

 

이 오삼이의 사망을 놓고 전문가들은 예견된 사고였다며 서식지 연결과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달가슴곰 KM-53 폐사,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좌담회가 열렸다는데요.

이는 KM-53 관리의 적설성과 내년 20주년을 앞둔 복원 사업의 방향이 집중 논의되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가 오삼이의 죽음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은주 의원실 제공
국립공원공단 관계자가 오삼이의 죽음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은주 의원실 제공

지난 6월 13일, KM-53이 경북 상주시의 민간 100미터 주변까지 접근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이에 인명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 마취를 시도했는데요, 마취총에 맞은 오삼이는 이동하다가 계곡에 빠져 익사한 걸로 추정됩니다.

이 오삼이는 공단의 기준에 따르면 이미 회수되었어야 하는 개체인데요. 그 유명세 덕분에 회수 조치 대신 24시간 감시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오삼이가 수도산으로 갔을 때부터 (죽음이) 예측됐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는 "위험요소 제거 등 서식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곰의 움직임보다 행정적 뒷받침이 느렸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오삼이가 국립공원 밖으로 나간 이후에도 서식지 연결과 서식지 안정화 대책에서 소홀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덕유산과 가야산, 지리산을 묶는 서식권역을 확대하는 사업을 일찍 시작했다면 오삼이가 좀 더 오래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어 "현재 덕유산에서 머물고 있는 3마리 역시 배우자 경쟁에서 밀려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들도 유사한 요인으로 서식지를 벗어나게 되면 사람과의 마찰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원래부터 한국 땅이 좁아서 이렇게 곰들이 불어나면 어차피 또 인간하고 부딪히게 될 것인데요... 개체수 조절도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도 "종 복원 사업에서 오삼이와 같은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복원 사업 시 개체 동물의 복지는 희생시켜도 된다는 시대는 지났으므로 개체 복지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은정 녹색연합 팀장도 공단이 민원 발생을 줄이기 위한 개체 추적에만 집중해 왔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박 팀장은 "종 복원을 사업한 지 20년이 된 지금 개체수 증가가 아닌 서식지 안정화 중심으로 복원사업 목표를 변경한다 했지만 여전히 준비된 게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사람들은 오삼이를 영화 '트루먼 쇼'처럼 마치 TV 속에서만 보는 존재처럼 대해 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오삼이는 24시간 추적당하고 격퇴당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였을 텐데 꼭 개체 모니터링이 필요했는지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KM-53의 생전 모습.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KM-53의 생전 모습. 구미시 제공

국립공원 이외 종합 관리 체계 구축해야

이항 명예교수는 먼저 반달곰 관리체계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닥친 현안 처리에만 집중해온 것 같다"고 비판합니다.

또한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내 곰들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이외의 지역을 총괄하는 관리체계를 환경부가 제대로 구축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종 복원 사업은 곰만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생태 축이 복원되고,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다 혜택을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반달곰 출현 가능성이 있는 민가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는 "곰은 굉장히 똑똑해 먹이를 더 쉽게 얻을 방법을 학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곰들이 민가에 아예 가지 않도록 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복원을 통해 사람과 같이 살기로 한 이상 민가에 곰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GPS를 통한 모니터링의 경우 동물 복지를 훼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점검하는 등 방사 시 동물의 복지 위험도를 평가할 제도나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야생동물 복지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곰들이 국립공원 밖으로 나갔을 때 지자체와 환경청의 협조를 위해 공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개체 수가 많다는 우려에 따라 반달곰이 활동하는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 수도산을 포함해 적절한 개체 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은주 의원은 "85마리라는 개체수만 보면 반달곰 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한 게 맞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은 곰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며 입법∙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이 복원 사업이 '완벽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봅니다.

아예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 무엇도 아닌, '자연'으로 '최상위 포식자'를 돌려보내는 일이기 때문에, 개체수가 어느 정도 늘어날지, 또 무슨 일이 발생할지 사전에 점검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개체수가 늘어나니 이제서야 대책을 논의한다는 건 사실 졸속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는 생명체 복원사업을 주먹구구 식으로 하지 말고, 아주 철저하게 준비해서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