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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백과] '비둘기'에 대한 모든 것

by 석아산 2023. 6. 26.

 

다리가 길게 진화시킨 비둘기
다리가 길게 진화시킨 비둘기

여러분께서는 비둘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보통 우리는 비둘기, 하면 도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지저분한 집비둘기를 생각하게 되는데요.

 

평화의 상징 비둘기... 그러나 비둘기는 다윈의 진화론을 탄생시킨 아주 중요한 조류였습니다.

 

저 위의 비둘기를 보시면, 다리가 아주 길지요. 저건 자연 상태에서 저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인간이 주의 깊게 저렇게 다리가 긴 개체들을 끊임없이 교배시켜서 탄생시킨 개체이지요.

 

이를 다윈은 '인공선택'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사람이 개체들을 선택하여 특정 형질을 진화시켰다는 것이지요.

다윈은 이러한 인공선택, 이 자연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의도성'을 가지고 생명체를 선택하지는 않지요. 다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명체들을 '자연 도태' 시킴으로써 생명체를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 제 1장은 '인공사육 하에서 비둘기의 변이'라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그만큼 비둘기는 다윈에게는 아주 중요한 생명체였고, '진화론'의 탄생을 지켜본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생물인 것입니다.

 

자, 그럼 오늘은 이 비둘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둘기란?

비둘기의 모습. 비둘기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비둘기의 모습. 비둘기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비둘기는 비둘기과의 새로서, 전 세계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새 중 하나입니다.

수명은 10년에서 20년 정도로 새치고는 꽤 긴 편입니다. 도심지에서는 '닭둘기'라고 해서, 떼로 몰려 다니며 지저분하게 모이를 쪼아대는 모습으로 인해 반감이 심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둘기는 품종도 많고 생김새도 천차만별입니다.

 

하얀 비둘기는 주로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에서 이긴 연합군이 추축군의 처리를 위해 의사회를 개최하였는데요.

여러 가지를 제정한 도중 통신용으로 사용한 비둘기를 심볼로 그려 넣었고, UN이 이를 넘겨 받으면서 연합군 의사회 심별 = 통신용 비둘기 = 평화라는 도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평화의 상징, 그 외연이 조금 더 확장되어, 주로 평화를 주장하는 입장의 정치적 온건파를 '비둘기파'로 부르기도 합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비둘기를 '비닭'이라 불렀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비둘기는 현재의 집비둘기가 아닌, 멧비둘기를 말합니다.

 

비둘기는 평균 수명이 20년인 데다가 영리하고 길들이기 쉬워서 반려조로 최적이라고 합니다.

귀소 본능이 강하며 길찾기에 능숙해서 새장이나 집안에만 가둬두고 키울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아침에 밥을 주고 우리를 열면 하루종일 원하는 만큼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을 때 알아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간과 함께 살기 최적인 새로 옛날부터 사랑받은 새인데요. 그러나 인간이 키우던 비둘기들이 반 야생화해 도시에 자생하게 되면서 '닭둘기'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2. 비둘기의 종류

1)멧비둘기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 비둘기는 멧비둘기입니다.

도시에서 사는 닭둘기와 다르게 멧비둘기는 월인석보에도 실려 있는, 원래 한국에 서식하던 텃새라고 합니다.

도시 외곽이나 동네 뒷산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비둘기와 달리 꽤나 날렵하고 사람을 경계합니다. 새벽이나 해질 무렵에 꾹꾹하고 구슬프게 우는 새가 바로 이 멧비둘기입니다.

멧비둘기의 모습
멧비둘기의 모습

 

2)염주비둘기

염주비둘기의 모습
염주비둘기의 모습

염주비둘기는 주로 지중해 해안 도시에 삽니다. 비행을 할 때 다른 새들을 경계하기 위해 자주 빼애액하는 소리를 냅니다.

염주비둘기는 우리가 아는 흔한 비둘기들과는 달리 우는 소리가 힘차고 크고 위협적입니다.

더군다나 지중해 해안 도시에 사는 염주비둘기들은 멧비둘기와는 달리 새벽부터 활동하며, 큰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서울 북부지방에서 이 희귀종 염주비둘기가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염주비둘기는 목 뒤에 검은 줄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요즘에는 강동구에서 심심찮게 보인다고 하는데요.

도시 비둘기와는 교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여행비둘기와 오가사와라흑비둘기라는 종은, 과도한 사냥으로 인하여 멸종되었습니다.

특히 여행비둘기는 원래 그 수가 50억 마리는 족히 되었다고 하는데요. 고기가 맛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마구잡이로 사냥되었습니다.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 그리고 제주도에는 흑비둘기라는 보기 드문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라고 합니다. 

흑비둘기
흑비둘기

이런 멧비둘기와 염주비둘기, 여행비둘기, 흑비둘기 말고도 다양한 자연 종이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교배한 비둘기의 품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합니다.

 

3. 비둘기의 습성

1) 비둘기의 울음

비둘기 소리는 의성어로 주로 '구구'로 표현합니다.

멧비둘기의 처량한 '구구구 국국'하고 우는 소리는 꽤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짝을 구할 때는 자리를 잡고 앉아 상당히 듣기 거북한 소리를 낸다네요.

 

비둘기는 목으로만 우는 게 아니라, 빠르게 날개 칠 때 8번 깃털이 바람을 가르며 내는 소리도 납니다. 이 사실은 2017년에 호주 대학에서 연구해 처음 알아냈다고 하네요. 인간은 비둘기를 수천 년 간 사육하면서도 이 소리가 비둘기가 우는 소리라고만 어림짐작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머리가 작아서 멍청해 보이지만, 10까지 셀 수 있는 데다가, 기억력도 굉장히 좋다고 합니다. 

애당초 멍청했다면, 도시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겠지요.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은 자동차나 자전거를 알아서 피하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설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보면 그 지능이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놀이도 매우 좋아하고요. 놀랍게도 인간의 얼굴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매일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의 경우 그 사람을 알아보고 접근합니다.

2) 귀소 본능

비둘기는 최고 시속이 112킬로미터나 되며, 이 속력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날아 1000킬로미터 밖까지 갈 수 있습니다.

머리나 눈에 자성을 띤 물질이 있어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지요.

 

북쪽을 향하는 곳의 색감이 달라져서 방향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진정한 의미의 HUD라고 할 수 있네요. 내비게이션이 내장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연락용으로 비둘기가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전서구는 1차 세계대전 당시까지만 해도 군사용으로 활발히 쓰였습니다. 

특유의 귀소 본능과 장거리에도 지치지 않고 잘 날아 통신용으로 자주 활용되었습니다. 

대만에서는 비둘기를 이용한 경주 대회가 매년 열립니다. 상금이 천문학적 수준이라고 하네요.

1등을 하는 비둘기는 몸값이 2009년 가격 수준으로 2억에 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중국 과학자들에 의해 뇌에 칩을 심어 리모콘으로 조종되는 비둘기도 등장하였다네요.

 

비둘기는 제자리에서 날아오를 수 있는 새 중 가장 큰 몸집을 가진 새입니다. 비둘기보다 더 큰 체중의 새는 고도를 올리려면 어떤 식으로든 도움 닫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3) 집짓기와 번식

비둘기는 원래 높은 바위 틈이나 절벽에 둥지를 마련하는 새들입니다. 도심에서도 건물의 높은 곳에 있는 좁은 공간이나 다리 밑 등에 집을 짓습니다.

 

비둘기는 가벼운 짐을 싣고 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평균적인 비둘기 한 마리가 들고 날아오를 수 있는 무게는 125그램이라고 합니다. 

 

날다가 공중에서 잠깐 멈추는 능력이 뛰어난데, 이걸로 매 등의 맹금류를 쉽게 피할 수 있습니다.

본래 번식력이 좋은 데다가, 도시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개체수가 늘고 있습니다. 

 

새끼에게는 피죤 밀크를 먹여 키우는데요. 이 피죤 밀크는 이름과 다르게 포유류가 분비하는 젖과는 다른 성분입니다. 비둘기의 소낭(모이주머니)에는 소화를 돕는 소낭샘이라는 게 있습니다. 육추기간에 한정적으로 여기에서 피죤 밀크가 분비됩니다. 

 

어미는 이 피존 밀크를 반쯤 소화된 곡식과 함께 개워내서 새끼에게 먹입니다. 먹이 욕심이 왕성한 새끼는 어미의 식도 안쪽까지 머리를 집어넣고 받아먹지요.

 

4) 비둘기는 왜 걸어다니며 목을 까딱거리나

해럴드 경제의 한 기자는 "어째서 비둘기들은 머리를 앞뒤로 까딱거리며 걷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비둘기 목에 깁스를 하면 걷지 못할까?"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놀랍게도 이 주제는 아직 과학자들조차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1) 천적을 살필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 2) 그냥 착시현상이고 비둘기의 머리는 앞으로만 전진할 뿐이라서 등등...

 

비둘기 목에 깁스를 하면 어찌 될까에 대해서도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는 인간이 달릴 때 양 팔을 앞뒤로 휘두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양 팔을 묶는다고 인간이 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비둘기 집의 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둘기집'은 비둘기 둥지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닭장처럼 큰 우리를 하나 혹은 여러 개 쌓아올려 만든 새장입니다.

각 층마다 비둘기를 암수 한 쌍 정도 키우는데, 입구가 층마다 있어서 입구의 개수가 여러 개입니다.

따라서 출입구의 개수는 비둘기의 수보다 적거나 같은 것을 말하는 원리입니다. 층이 나누어지지 않은 큰 새장에서도 출입구를 여러 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큰 새장에서 비둘기들은 각 쌍별로 둥지를 따로 씁니다.

4. 식용으로서의 비둘기

비둘기의 고기는 영어로  Squab 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꽤 식용이 되고 있으며, 이 Squab 스테이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파인 다이닝 메뉴 중 하나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딴 레스토랑에서도 심심찮게 나온다네요.

 

원래 비둘기 요리는 지중해 연안에서 활발히 소비되었습니다.

이곳 자체가 비둘기의 원산지이기도 하지요. 이집트에서는 '하맘 마슈위(구운 비둘기)'라는 요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백숙처럼, 결혼식 날 장모가 사위에게 만들어주는 요리로 유명합니다.

 

이집트에서는 비둘기 꼬치구이를 팔기도 합니다. 이들은 원래 식용으로 키우는 개체들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비둘기를 식용으로 씁니다. 주로 구이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먹어본 사람에 의하면 맛있다고 하네요.

 

북한 김정일도 생전에 간장에 절인 뒤 찐 비둘기 간장찜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5. 인터넷에서 화제인 벌크업 비둘기

마지막으로 저 위에서 보이는 벌크업을 한 듯이 목이 부풀어 있고 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비둘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잉글리시 파우터 품종의 비둘기
잉글리시 파우터 품종의 비둘기

일반 비둘기보다 가슴이 벌크업되어 있는 듯 부풀어 있고 다리가 긴 비둘기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틱톡의 한 계정에 돌연변이 비둘기가 테이블 위를 걷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비둘기는 가슴이 부풀어 있어 턱이 깃털에 파묻힌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흔히 보이는 비둘기보다 다리는 길쭉하고, 발까지 하얀 깃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독특한 생김새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것이 AI로 생성된 가짜 이미지로 의심하기까지 했는데요.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상은 더욱 확산되고, 원본 영상은 온라인에서 186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둘기는 실존하는 품종인 '잉글리시 파우터' 종입니다.

목에 있는 모이주머니를 아주 크게 부풀릴 수 있도록 관상용으로 개량된 종입니다. 크기는 최대 40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화려한 외양으로 인해 비둘기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는 품종입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비둘기 포켓몬이 진화한 모습 같다" "닭이냐 비둘기냐" "멧갈라 의상처럼 보인다" "벌크업한 비둘기"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