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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백과] '삵'에 대하여

by 석아산 2023. 8. 4.

삵의 모습
삵의 모습

저는 전남 장흥의 시골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운전을 하다보면 수많은 동물이 로드킬 당해 있는 처참한 광경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ㅠㅠ

 

가장 많은 것은 고양이이고요. 그리고 가끔 고라니, 너구리, 담비, 족제비, 뱀 등이 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고양이가 로드킬 당해 있는 것을 보았는데요. 평소 보던 고양이랑 달랐습니다.

 

등 뒤에는 줄무늬가 있었고, 한눈에 봐도 야생 고양이의 느낌이 들더라고요. 꼬리도 둥글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살쾡이가 아닐까 사진을 검색해 보니, 역시 '삵'이었습니다.

 

저는 살쾡이를 처음 봤는데요. 다음에는 살아 있는 상태로 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사실상 최고 포식자가 되어 버린 '삵'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삵이란?

삵(학명: Prionailurus bengalensis)은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털색은 회갈색입니다. 회백색 뺨에는 세 줄의 갈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몸 길이는 45~55cm 정도이며, 꼬리는 25~32cm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삵'과 '살쾡이'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인 동물입니다. 현재까지 한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양이과의 야생동물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Leopard Cat 또는 Wildcat, 한자로는 石虎, 학명은 Prionailurus bengalensis (Kerr, 1792)라고 합니다. 

이 삵은 고양잇과 동물에 속하는, 맹수입니다. 분위기는 고양이와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몸무게가 10킬로그램이고, 몸길이 90센티미터, 꼬리길이 45센티미터, 뒷다리 13센티미터 정도 되는 덩치를 가져 일반 품종 고양이보다는 눈에 띄게 큰 편입니다.

 

고양이를 제외한 고양잇과의 동물처럼 귀 뒤쪽에 흰 반점이 있습니다.

또한 꼬리가 고양이와 달리 두툼하고, 머리에 일자형태 줄무늬가 존재하며, 귀가 고양이보다 조금 작습니다.

그리고 맹수답게 성체로 자라면 고양이보다 덩치도 더 크고 힘도 강하고 스피드도 매우 빠르고 울음소리도 큽니다.

 

주로 연해주, 중국 동북부, 타이완, 수마트라, 자바 섬, 보르네오, 말레이 반도, 인도차이나 반도, 인도 아대륙, 대한민국, 일본 쓰시마 등지에 분포합니다.

현재 스라소니와 더불어서 한반도에 생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토종 고양이과 동물입니다. 다만, Amur Leopard Cat이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듯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연해주에 광범위하게 분포합니다.

 

삵

2.고양이와의 관계

외양뿐만 아니라 습성도 고양이와 흡사합니다.

 

좁은 틈에 끼어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여느 고양이과 동물과 비슷합니다.

차이점은 대체로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와 달리 물을 싫어하지 않고 수영도 잘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주된 먹이 중 하나인 물고기를 사냥하기 위해 하천에서 어슬렁거리는 삵이 많습니다.

삵은 고양이와 유사한 점이 많다
삵은 고양이와 유사한 점이 많다

대한민국에 서식하는 삵은 고양이와 형태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류학상으로는 서로 속이 다르고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즉 삵은 약간 야생성 강한 고양이가 아닙니다. 완전히 다른 종이지요.

역사적으로 현재의 고양이는 실크로드를 타고 서역에서 들어온 외래종입니다. 그러나 살쾡이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살아온 동물입니다.

 

반면 유럽 삵과 한국 삵은 유전적 근연 관계가 몹시 가깝습니다. 삵과 삵과 P. bangalensis euptilura의 nucleotide Tamura-Nei distance는 0.00로 나타났습니다. 고양이와 삵간에는 0.12였으며, 유럽삵(wildcat)과 삵 간에는 0.01로 나타났습니다.

 

삵은 집고양이와 교잡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런 교배종이 바로 벵갈고양이인데요. 생식 능력도 있어서 독자 품종이 되었습니다.

 

새끼 삵
새끼 삵

3. 생태

삵은 주로 밤에 활동하며 직접 먹이를 잡아 먹습니다.

몸집은 큰 편은 아니지만 뒷다리가 발달해 최대 3미터까지 점프할 수 있습니다. 주로 작은 설치류와 새, 뱀, 물고기, 곤충이 먹이입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 야생 오리, 기러기, 갈매기 등의 물새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때로는 황조롱이 같은 소형 맹금류와 두루미, 큰고니, 백로 등 대형 조류의 새끼나 준성체를 기습해 사냥하기도 합니다.

새끼 고라니나 새끼 노루, 새끼 멧돼지 등도 간혹 잡아먹습니다. 뉴트리아의 천적으로 자리잡아 뉴트리아의 개체수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천적으로 호랑이나 표범 같은 대형 고양이과 맹수들이 있습니다.

또한 늑대, 승냥이 등도 천적이며, 수리부엉이나 검독수리 같은 대형 맹금류 역시 삵을 공격하거나 잡아먹은 사례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이런 최상위 포식자들이 대개 자취를 감추어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여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삵보다 위협을 덜 받습니다.

 

새끼는 한 번에 2~4마리씩 낳으며, 수명은 10~15년 정도입니다. 고양잇과에 속하는 동물답게 몸놀림이 빠르고 나무도 잘 탑니다. 그 외에 가축 중에 닭이나 거위, 오리 같은 가금류를 잡아먹는 일도 있습니다.

 

4. 인간과의 관계

사납고 은밀한 습성으로 인해 동북아시아권에서는 요괴로도 등장합니다.

인간으로 둔갑한 뒤 학식이 높은 사람에게 접근해 지식으로 압도하면서 비가 올 것을 예측했다가, 정체를 들켜 본모습으로 돌아가는 등의 이야기들이 있다.

 

5천여년 전에 신석기 시대 중국에서 삵을 길들여 가축화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중동에서 고양이가 들어오면서 더 이상 가축화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삵은 고양이보다 훨씬 야생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람이 키우면 충분히 같이 살 수 있을 만큼 길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 한정'으로 길들여질 뿐이고, 집에 말티즈 등의 소형견이나 집고양이, 햄스터, 이구아나 등이 있으면 순식간에 참살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삵과 다른 동물을 함께 기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삵은 사이테스 협약 가입까지 된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이므로 개인이 사육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상으로 삵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삵은 한반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포식자입니다. 따라서 생명체의 개체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삵을 잘 보전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