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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동물백과] '진드기'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3. 7. 11.

흡혈 전과 흡혈 후의 진드기 모습
흡혈 전과 흡혈 후의 진드기 모습

제주에서 길고양이를 만진 한 사람이 SFTS라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이 SFTS는 아직 딱히 치료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저는 시골에서 살아서 진드기를 많이 보는데요. 특히 강아지 산책시키고 들어오면 진드기를 떼어주는 것이 일입니다.

 

진드기는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대로 놔두면 강아지의 살에 입을 박고 피를 빨아서 엄청나게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떼기도 쉽지 않고, 강아지에 상처나 부종이 나기 때문에 꼭 산책 후에는 털을 골라 진드기를 제거해 줍니다.

 

이렇게 시골에서는 진드기와의 투쟁이 일상인데요. 그래서 오히려 시골은 진드기 방지제 등을 외출시에 꼭 뿌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설마 도시에 진드기가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예방 조치를 잘 안하는 편인데요.

공원 등에도 진드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하실 때에는 진드기 예방제를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진드기란 도대체 어떤 동물이고, 어떤 병을 매개하는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진드기
다양한 종류의 진드기

 

1. 진드기란?

진드기는 거미강에 속하는 절지동물입니다.

곤충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은 거미나 전갈에 가깝습니다.

 

비슷한 생물로 응애가 있습니다. 진드기와 응애는 매우 비슷한 데다가, 분류학적으로도 가까운 관계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진드기라 부르는 집먼지진드기(house dust mite)는 서양에서는 응애(mite)로 부릅니다.

굳이 분류학적으로 나누면 진드기아강에 속하는 경우에만 진드기입니다.

 

2. 해부학적 특징

몸길이는 일반적으로 0.5~1밀리미터, 흡혈 진드기는 몸길이가 약 2밀리미터로 매우 작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맨눈으로 보기는 힘들죠. 다른 거미류와 달리 두흉부와 복부가 나뉘어 있지 않고 완전히 융합되어 있습니다.

구기부 앞에는 두상돌기라고 하는 작은 돌출부가 존재합니다.

 

유충 때는 곤충처럼 다리가 3쌍이지만, 성충으로 탈피한 후에 거미처럼 다리가 4쌍이 됩니다. 

 

간단한 구조로 된 눈이 한두 쌍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응애류에는 이것이 없어 응애와 구별됩니다.

입틀로는 한 쌍의 협각이 있습니다. 번식은 정협을 주고 받아 교미가 이루어지는데요. 수컷이 자신의 정협을 암컷의 생식구에 밀어 넣습니다.

 

부화 유충은 약충기를 거쳐 성충이 됩니다. 알에서 부화하여 성충이 되기까지 약 1개월이 걸립니다. 

 

진드기는 몸 길이 대비 가장 빠른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 서식하는 진드기는 몸집이 참깨 씨앗보다 작음에도, 초당 자신의 몸 길이의 322배에 달하는 거리를 뛰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사람의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속 2029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진드기의 속도를 측정한 사무엘 루빈은 진드기의 속도가 경이롭다며, 이를 연구하면 로봇이나 생체 모방 장치를 설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3. 생태

진드기는 주로 동물의 털이나 숲, 풀 속, 그리고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천으로 이뤄진 곳에 주로 서식합니다.

곤충에게도 기생하며, 심지어 다른 진드기에 기생하는 종도 있습니다.

 

각 진드기마다 외양도 크게 차이가 나고 식성도 다 다릅니다.

식물의 즙만 빨아먹고 사는 종이 있는가 하면, 동물의 피를 빨거나 알을 긁어먹는 종도 있습니다. 심지어 바퀴벌레처럼 사람이 남긴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살아가는 종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다른 진드기를 잡아먹는 육식성 진드기도 존재합니다.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세계 속에서도 약육강식과 먹이 연쇄가 있는 셈입니다. 말 그대로 미크로코스모스이네요.

 

진드기 중에서 사람과 가축에 유해한 것은 약 10%에 불과합니다.

진드기 중 많은 종류가 적어도 일생 중 어느 한 시기는 기생동물로서 살아가빈다.

 

이들은 동물의 피나 식물의 즙을 빨아먹으며 세포 조직을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진드기들은 치즈, 밀가루, 곡물 등을 먹습니다. 몇 종류의 진드기는 사람과 말, 소, 양, 돼지, 족제비 등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피부에 가려움과 반점, 부스럼, 딱지를 만들면서 옴을 일으킵니다.

 

또한 사람에게 침입하는 털진드기는 길다란 지렁이 모양의 진드기입니다.

이들은 털주머니(모낭)과 지방분비선에 파고듭니다. 어떤 종류의 진드기는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을 공격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 새진드기가 있는데요. 이 진드기는 밤에만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낮에는 갈라진 틈 속에 숨어 지냅니다.

몇 종의 진드기는 진딧물을 먹으며, 또 다른 진드기들은 메뚜기 등의 곤충 알을 먹기도 합니다.

많은 진드기가 흙 속에 살면서 죽은 동식물의 분해를 돕습니다. 응애와 마찬가지로 형태에 변화가 많고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도 다양합니다. 

 

3.1. 진드기 피해

진딧물과 같은 해충에 속하지만,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약 10% 정도입니다.

사람의 피부의 털 모낭에 기생하는 모낭충도 진드기의 일종이지만, 사람에게 피해가 없는 편리공생 관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진드기는 털진드기와 작은소참진드기입니다.

 

흔히 야생진드기라고 볼리는 털진드기는 라임병과 쯔쯔가무시, 야토병을 옮기는 매개체입니다. 한국에서도 매년 1만여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매년 십 여 명 정도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전염병을 옮기는 위험한 해충입니다.

 

또 요즘 뉴스 등에서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것은 작은소참진드기입니다.

이도 야생진드기의 일종인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바이러스를 매개합니다. 

대충 이 진드기 200마리 가운데 한 마리 꼴로 SFTS를 매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SFTS로 인해 한국에서는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매년 2~3백 명 가량의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20~50명 가량이 사망합니다.

 

한국에서의 통계에 의하면 치사율이 6%에 달합니다. 백신 등 치료제가 없어서 사망률이 높다고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23년 기준 제주도에서만 3명의 환자가 나왔습니다. 

 

예방은 무엇보다 이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야외활동 시에는 긴소매 옷과 긴 바지를 입어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야외에서 풀밭에 눕거나 겉옷을 벗어 풀밭에 방치하지 말고 야외활동 후에는 옷을 잘 털어야 합니다.

 

야생진드기는 몸에 붙어 한참 돌아다니다가 가만히 있을 때 피부를 물기 때문에 물기 전에 옷을 자주 털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카리딘 등 진드기 기피제를 손과 발, 팔, 다리 등 노출된 부위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야생진드기는 모통 숲이나 들판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한식이나 가을철에 성묘나 벌초를 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에게서 라임병이나 쯔쯔가무시병이 잘 생기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런 야생 진드기들은 5~9월이 제철이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숲이나 들을 헤짚고 다녔다면 반드시 집으로 돌아온 후 빨래를 하고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은 숲에 나갈 때 마스킹 테이프를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니는데요. 이것도 진드기를 떼내기 위함입니다. 

 

또한 일부 진드기는 전염병을 매개하지 않더라도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소를 내기도 합니다.

이는 가축이나 사람을 마비시키기도 하는데요. 어린이의 경우 중환자실로 가야할 만큼 독합니다.

특히 호주의 마비진드기가 악명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끔 이런 진드기가 출몰하는데요.

특히 군대는 작업이나 훈련할 때 이런 진드기에 노출되기가 쉬어 가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