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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백과] '홍합'의 놀라운 능력

by 석아산 2023. 7. 1.

홍합
홍합

여러분 홍합 좋아하시나요?

 

저는 홍합을 정말로 좋아하는데요. 물론 식재료로서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홍합이 그 자체로 놀라운 정화작용이 있다고 하네요. 그것도 미세플라스틱 제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정말 놀랍지요?

 

오늘은 홍합이라는 생물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놀라운 정화 작용에 대한 정보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홍합이란?

홍합은 연체동물 이매패강에 속하는 담치목 홍합과 홍합목의 조개를 이르는 명칭입니다.

합자, 열합, 섭, 각채, 주채 등으로도 불립니다.

삶아서 말린 것은 담채(淡菜)라는 이름으로 따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홍합. 섭으로도 불린다
홍합. 섭으로도 불린다

2. 상세

식재료로서는 늦겨울~봄 사이가 제철입니다.

산란기는 늦봄~ 초여름 사이입니다. 산란기 전후의 것은 맛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삭시톡신이라는 독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홍합이라는 이름은, 살 색이 다른 조개류에 비해 붉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홍합이라는 이름답게, 붉은 색이 진할수록 상품으로 칩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흰 홍합이 동시에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것은 흰 홍합은 수컷, 붉은 홍합은 암컷이기 때문입니다.

암컷이 상품이기는 하나, 흰 홍합 중에도 맛있는 것이 흔합니다.

 

홍합은 전세계적으로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는 껍질이 아름다운 녹색을 띄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약 40~50종류의 홍합이 서식합니다. 주로 먹는 것은 참홍합과 지중해담치 두 종류입니다. 지중해담치는 예전에는 진주담치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지중해담치가 공식 이름으로, 양식으로 널리 공급되고 있습니다.

 

원래 한국에서 홍합이라고 부르던 것은 참홍합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중해담치가 전세계적으로 분포할 정도로 생명력과 번식력이 뛰어나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양식 홍합은 대부분 지중해담치입니다.

참홍합은 지금은 자연산으로만 구할 수 있기에 매우 비쌉니다.

 

머나먼 지중해에 살던 지중해담치가 이역만리 떨어진 한반도 근해의 주류종이 된 것에는, 홍합의 알이나 유생이 배의 평형수에 담겨 실려온 탓입니다.

1950년부터 드나들기 시작한 외국의 무역선 등에 의해서 지중해담치가 완전히 우리나라에 정착한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홍합은 몸에서 족사라는 섬유질을 분비해 몸을 벽면에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여러 무리일 경우는 서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더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습니다.

해수면 위로 노출된 바위 등의 지형에 자생하는 홍합은 해저에 자생하는 홍합보다 더 많은 족사를 사용해 결속력을 높입니다.

 

또한 천적에 대한 방어용으로도 족사를 사용합니다. 족사는 먹을 수 없기 때문에 홍합을 먹을 땐 제거합니다.

 

3. 식재로서의 홍합

홍합은 달달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육수 재료로 흔하게 사용됩니다.

동, 서양 불문하고 많이 먹는 식재입니다. 해물탕의 경우 홍합 유무에 따라 맛 차이가 큽니다. 그렇다 보니 짬뽕이나 미역국 등에 들어가기도 하고, 홍합탕으로 다른 조개처럼 먹기도 합니다.

가격도 저렴해 서민의 좋은 술친구입니다.

 

중요한 것은 감칠맛을 내는 부분은 홍합 껍데기이니, 국물을 낼 때는 꼭 통째로 넣어야 합니다.

 

굴과 마찬가지로 홍합은 칼슘과 칼륨, 비타민, 철분과 단백질 등이 풍부한 고영양 식품입니다. 홍합 국물 특유의 시원한 맛은 질소화합물인 타우린, 베타민,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 때문입니다. 이런 성분들은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도 누구나 소화시킬 수 있는 성분입니다.

 

통영에서는 건홍합을 만들 때 넣은 삶은 물을 계속 졸여서 합자젓국이라는 감칠맛 나는 장을 만든다고 합니다.

미디예 돌마스를 파는 튀르키예 상인
미디예 돌마스를 파는 튀르키예 상인

튀르키예, 특히 이스탄불 토속요리로 미디예 돌마스 라는 요리가 있습니다. 이는 홍합을 삶아 살을 발라내고 그 껍질 자리에 양념한 밥을 채워넣은 다음에 위에 발라낸 홍합살을 올려서 내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이는 원래는 그리스 요리라고 하네요.

이 미디예 돌마스는 위에 레몬즙을 듬뿍 뿌려서 먹는데, 새콤하면서도 악간 매웃맛이 나는 밥과 홍합살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이스탄불에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벨기에의 물 프리트
벨기에의 물 프리트

유럽에서는 벨기에식으로 쪄서 프렌치 프라이와 같이 먹는  물 프리트(moules frites)가 유명합니다.

벨기에에는 왕홍합이라는 크고 아름다운 홍합종이 있습니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치즈, 와인 등을 함께 먹습니다.

이 외에도 유럽에서는 여러 가지 스프의 국물맛을 내는 데에 들어가는 등 한국의 멸치와 쓰임새가 비슷합니다. 

 

이탈리아에는 꼬제라는 홍합찜 요리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초록입홍합은 건강식품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뉴질랜드 홍합은 그린홍합 등으로 불리며, 크고 씨알도 굵습니다.

맛도 꽤 좋은 편이고요. 우리나라 뷔페 같은 곳에서도 치즈구이 등으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4. 홍합의 독성

3월~09월의 홍합은 삭시톡신이라는 마비성 패류독소를 품습니다.

홍합이 자체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플랑크톤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네요. 조개독에는 마비성, 설사성, 신경성 독이 있는데요. 삭시톡신은 조개독의 일종으로 플랑크톤을 섭취하는 조개류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홍합만이 아니라 다른 패류에도 발생할 수 있고, 굴 역시 이 시기에 독성물질이 생깁니다. 특히 독화가 심할 때는 여름철이라고 합니다.

 

독이라고는 하나, 대부분은 설사독으로 끝나고 마비성, 신경성 독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먹지 않는 이상 생명을 잃을 정도의 중증 중독은 드뭅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합니다.

 

양식 홍합은 독이 비교적 없는 편이지만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굴이나 홍합은 여름보다는 겨울에 섭취하는 것입니다.

 

주위 환경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탓에 오염물질이 농축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시중에 나오는 홍합은 가격이 낮기 때문에 몇 개월 키우지도 않고 출하하여, 중금속 등이 오염될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먹어도 되겠죠.

 

5. 홍합의 여과 능력

홍합을 비롯한 어패류들이 '바다의 청소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오염의 주범인 미세플라스틱 제거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홍합을 인간이 섭취한다면 문제가 되겠죠. 만약 홍합을 거쳐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축적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합은 미세플라스틱을 먹자마자 이를 바로 배설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신기하네요...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7월호에 실린 영국 플라이마우스 해양연구소(Plymouth Marine Laboratory)의 연구에 따르면 홍합은 바다의 미세플라스틱을 없애는 데 효과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연구진은 청홍합이 하루에 약 24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걸러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보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물에서도 청홍합 300마리가 시간 당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약 25만개까지 제거할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많큼 작아 일일이 제거하는 것보다 홍합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게 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
바다를 오염시키는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5밀리미터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를 가리키죠. 이것들이 해양 쓰레기의 주범입니다.

 

홍합을 비롯한 어패류나 갑각류는 작은 먹이를 모래에서 걸러 먹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까지 흡입합니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홍합의 몸에 축적되는지 여부인데요.

 

위에서 밝힌 연구에서는 명백히 '배설된다'고 했지만, 홍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홍합이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는 것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홍합에 미세플라스틱이나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지요. 

 

어쨌든 최신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제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일단 홍합의 여과 능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