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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백과] 세계에서 가장 긴 경골어류 '산갈치'

by 석아산 2023. 7. 16.

대만에서 산갈치가 유영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대만에서 산갈치가 유영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저 거대하고 긴 물고기.

 

바로 산갈치라는 물고기입니다. 이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대만이라고 하고요.

 

무려 11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산갈치라는 생물이 살아 있는 상태로 다이버와 함께 찍힌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하네요.

 

이 사진을 보고 저 산갈치라는 물고기가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전에 가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저 산갈치가 출몰한다든지 하는 소문은 익히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어쨌든 이 산갈치는 심해어로, 매우 보기 드문 어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늘은 이 산갈치라는 생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산갈치란?

산갈치
산갈치

산갈치는 이악어목 산갈치과에 속하는 경골어류입니다.

평시의 내륙 근해에선 볼 수 없는 수심 400~500미터에 서식하는 심해어입니다.

산갈치과에는 2속 4종의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산갈치는 산갈치속(Regalecus)에 속하는 산갈치와 리본이악어를 가리킵니다.

 

2. 산갈치의 특징

https://www.youtube.com/watch?v=8OElhdbaHMk 

저 위의 동영상은 실제 살아 있는 산갈치를 담은 영상입니다.

 

산갈치란 이름은 생긴 모습이 갈치와 비슷해 붙은 이름입니다. 그러나 개미와 흰개미가 완전히 다른 종이듯, 갈치와 산갈치도 완전히 유전적으로 거리가 멉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경골어류 중 가장 긴 종류입니다. 크면 몸길이가 약 10미터에 달합니다.

등지느러미가 몸보다 커서 외양이 매우 독특합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개체들은 모두 심한 조류에 휩쓸려 표층으로 올라온 개체입니다.

이렇게 얕은 바다로 올라오는 산갈치 개체들은 대부분 상태가 안 좋을 수밖에 없는데요. 원래 심해에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연안에서 새끼가 잡힐 때도 있다고 합니다.

산갈치
산갈치

 

3. 전승

거대한 크기, 독특한 외양으로 인해 한국에는  '하늘의 별이 내려와 산갈치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뭍에 찾아온 용궁의 사자'라는 옛 이야기가 있어서 산갈치를 아예 '류구노쓰카이(リュウグウノツカイ)', 즉 용궁의 사자(竜りゅう宮ぐうの使つか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또한, 지진의 징조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일대에서는 '청어의 신'이라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영어 명칭은 스칸디나비아 일대의 전설을 따라서 King of Herring(청어의 왕), 또는 노(oar)처럼 길어서 Oarfish라 하기도 합니다. 

 

바다거북과 함께 용궁의 심부름꾼을 상징하는 양대 산맥입니다.

일반적으로 인어의 모델이 된 생물로 듀공이나 매너티를 꼽지만, 이 산갈치라는 설도 있습니다.

 

국내의 전승에서는 바다 속에 사는 갈치가 엄청 오래 묵어 나이가 들어 산으로 가면 산칼치라는 요물 또는 요괴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요물이 지나가는 곳마다 초목이 마르고 그 근방에 가뭄이 일어난다고 하네요.

 

 

4. 목격 사례

2017년 3월 4일 경북 포항 조사리방파제에서 몸 길이가 4 m에 달하는 산갈치가 잡혔습니다.

날씨가 추울 때 먹이를 찾아 얕은 수심으로 올라왔다가 비명횡사한 것 같습니다.

 

2017년 7월에는 강릉 일대에서 여러 마리가 떠밀려 올라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혹시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실제로 4개월 뒤 2017년 포항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22년 1월 8일, 강릉시 옥계면 금진항 방파제에서 윤모씨가 심해어를 잡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2022년 7월9일, 경북 포항 칠포해수욕장 해변에서 두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발견자인 오모씨가 해변에서 조개를 줍고있었는데 동료가 바다 수면에 무언가 떠있는 물체를 발견했다고해서 가까이 가보니 산갈치 두마리였습니다. 한마리는 몸길이 1m정도에 살아있었지만 다른 한마리는 몸길이 2m정도에 죽어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2023년 3월14일, 강원도 속초시 외옹치항 앞바다에서 길이 3m, 폭 40cm 크기의 산갈치가 잡혔습니다.

 

일본에서는 6월 고치현 무로토시에서 길이 3미터 70센티미터 산갈치가 잡혔습니다. 일본은 이말고도 수시로 발견됩니다.

 

5. 기타

한국에는 살아있는 산갈치는 없습니다.

다만 63빌딩 수족관에 2001년 영덕군에서 잡힌 박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도 새끼 개체의 박제가 있습니다. 

 

2010년 일본 구주쿠시마 수족관에서 우연히 생포해 전시한 개체는 공개된 지 겨우 34분 만에 죽었다고 합니다.

심해어이기 때문에 수족관의 수압에 적응하지 못한 듯싶습니다. 

 

일본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2019년 폐사한 산갈치 한 쌍에게서 알과 정액을 채취해 부화에 성공시켜 단기간이나마 전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 해양생물 다큐멘터리에서 산갈치의 위험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산갈치가 사람을 공격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물 속에 서 있는 자세로 헤엄치는 산갈치의 특성상 산갈치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구분하기 힘들어 잠수부가 마냥 따라가다가 너무 깊게 잠수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돌아갈 때 필요한 산소 탱크의 잔량을 헷갈리거나 할 수 있습니다.

 

워낙 포획되는 개체가 적어서, 산갈치의 맛에 대해선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먹으면 두꺼운 종이를 씹는 듯, 푸석푸석하고 별다른 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홍어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일본에서는 산갈치를 직접 시식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새해 첫달에 잡힌 산갈치를 처분하려 했으나 연구소나 수족관에서 받아주지 않아 그냥 조리해 먹었다고 합니다. 맛이 없다고 맛이 없다고 알려진 것에 비해 식감이 독특하고, 아귀를 연상시키는 맛이었다고 하네요.

 

친척인 붉평치는 한국에서 자주 먹는 식재라고 합니다.

6. 대만에서 발견된 산갈치

현지시간 5일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 게시된 이 영상은 대만 루이팡구 인근 바다에서 다이빙 강사 왕청루가 촬영했습니다.

 

영상에서 왕청루와 여러 다이버는 엄청난 크기의 은빛 물고기와 만나는데 약 36피트(약 11m) 길이의 ‘산갈치’(oarfish)라고 합니다.

 

지진의 징조라고 여겨 '지진 물고기'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약 650피트∼3300피트(약 198m∼1006m) 깊이의 물에서 주로 지내는 심해어이므로 실제로 보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15년 동안 다이빙을 해왔다는 왕씨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의 북동쪽 해안에서는 놀라운 물고기를 많이 볼 수 있고 수중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 하지만 거대한 산갈치와의 만남은 처음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산갈치의 몸에 보이는 구멍에 대해서는 "검목상어의 공격을 받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진 활동으로 산갈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지는 않고 죽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더 얕은 물로 헤엄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