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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백과] '귀제비'를 구조하다! '귀제비'란?

by 석아산 2023. 7. 10.

장흥 대덕초등학교 체육관 밑에서 발견한 귀제비
장흥 대덕초등학교 체육관 밑에서 발견한 귀제비

장흥 대덕초등학교의 강당 밑에, 제비가 한 마리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발견하고 케이지에 넣었는데요. 처음에는 둥지 밑에 놔두어서 어미 새에게 돌보게 하려고 했는데, 좀처럼 어미 제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거두어서 잠깐 기르기로 했는데요. 날개가 돋아 날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께서 밀웜도 사오시고 해서, 이걸 먹이면서 키우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떤 먹이도 잘 먹으려 하지 않았는데요. 하루가 지나니 밀웜을 스스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제비는 너무 어린 개체는 아닌 거 같습니다. 아마 많이 커서, 이소 준비를 하다가 땅에 떨어진 것 같네요.

 

귀제비의 둥지
귀제비의 둥지

귀제비의 둥지는 저 학교 체육관 천장에 있었습니다. 호리병 모양의 둥지가 보이시죠?

저렇게 귀제비는 다소 특이한 모양으로 집을 짓습니다. 옛날에는 저것이 무덤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매우 안 좋게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을 짓는대로 부쉈다고 하는데요.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 ㅠㅠ 그래서 더 돌봐주고 싶네요!

 

어쨌든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있습니다. 이대로 잘 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저 아래 동영상도 촬영해 놓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CiJYy4gvtes

귀제비

자, 그렇다면 과연 귀제비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1. 귀제비란?

귀제비의 모습. 가슴에 줄이 나 있다
귀제비의 모습. 가슴에 줄이 나 있다

귀제비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 서식지가 확인되는 종입니다. 

그러나 한국으로의 방문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제비보다 조금 큽니다. 비행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제비는 먹이를 먹는 등의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속도 자체를 빠르게 유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귀제비는 비행이 기본적으로 넓고 빠릅니다. 그런 탓에 구경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민하다고 합니다.

 

보통 제비보다 보기가 힘듭니다.

보통 제비 몇 마리 당 한 마리 꼴 수준입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 귀제비만 대거 서식하기도 하는데요.

 

제비는 인가 근처에 둥지를 틉니다. 그러나 귀제비는 인가에도 틀기는 하지만 다리 밑이나 절벽 등에도 다양하게 집을 만듭니다.

따라서 인간과의 접촉점이 덜해 친근감도 덜하죠.

 

또한 귀제비에 대한 불행한 옛말이 있어서, 재수 없다고 둥지를 다 부숴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명말에 귀제비가 궁궐에 대거 집을 지었는데, 쫓으면 쫓을수록 더 많은 귀제비가 몰렸고, 결국 명나라가 멸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입니다.

이거 어떻게 보면 흉조일지 모르지만, 썩어빠진 명나라가 멸망했다고 해석하면 좋은 징조로도 해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집 모양도 무덤을 닮았고 외모는 제비에서 여러모로 변형된 듯한 낯선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둥지 근처의 제비를 쫓아내기도 하는 행동도 해서 "귀신 붙은 제비"라고 하여 귀제비라고 부릅니다.

귀제비집. 호리병 모양의 형태이다
귀제비집. 호리병 모양의 형태이다

보통 제비의 둥지는 컵 형태인데, 귀제비의 둥지는 가장자리가 모두 막힌 채 입구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호리병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새끼를 키워야 하는 육아시기의 특성상 부부 1쌍이 죽어라 빠른 시간 안에 벌레를 잡고 새끼를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 제비는 둥지 가장자리에서 새끼의 입에 먹이를 넣어주고 바로 둥지를 이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제비는 일일히 기어들어가서 고작 한 녀석한테 밥을 먹이고는 다시 그 안에서 방향을 돌려 나가는 비효율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집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은 많지만, 그 중 짝짓기에 대한 성선택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초기의 귀제비집은 보통 제비와 같은 컵 형태의 둥지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컷이 만들어 놓은 둥지에 암컷을 들여 짝짓기를 둥지에서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수컷이 잠시 다른 볼일을 보러 간 사이, 짝을 찾지 못한 홀아비 수컷이 날아와서 암컷과 짝짓기를 하고 도망가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암컷이 낳은 알 중 절반이 타 수컷의 정자에 수정된 알일 확률이 높아집니다.

정작 힘들게 둥지를 튼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는 데 실패할 확률이 커집니다. 따라서 출입의 불편함을 무릅쓰고서라도 집을 개조한다는 학설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수컷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암컷에 접근할 수 있는 동선이 길어집니다.

또 둥지 속에 암컷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네요.

이렇게 귀제비의 불편한 둥지로의 진화는, 암컷과의 짝짓기를 위한 수컷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귀제비는 둥지를 지을 때 제비와 달리 볏짚을 쓰지 않고 순수 진흙만 사용합니다.

원하는 장소에 빈 제비집이 있다면 거기에 조금만 더 보수공사해서 자신의 집으로 만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