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물

소똥구리, 한국에서 사실상 멸종... 1마리 100만원 현상금에도 못 찾아

by 석아산 2023. 4. 26.

소똥구리, 한국에서 사실상 멸종했다
소똥구리, 한국에서 사실상 멸종했다

정말 슬픈 소식입니다.

소똥구리가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아,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소똥이나 이런 거 거름으로 썼기 때문에, 노지에 이런 소똥이 많았고, 따라서 소똥구리도 많았죠.

하지만 점점 산업이 발달하면서 가축은 축사에서 관리되기 시작하였고, 논일 밭일은 트랙터 등 기계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똥구리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긴 하지만... 멸종까지 이르다니, 너무 슬프네요. 이는 아마 서식지 파괴나 환경 변화 등의 요인도 있을 것입니다. 

 

소똥구리에 관한 소식 한번 볼까요.

 

"몸값, 50마리에 5000만원"

벌레 한 마리만 잡아도 100만원. 이는 어디 불법 사기 광고같지만, 사실 환경부의 공식 공고내용입니다.

바로 이 벌레는 소똥구리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소똥구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전래동화의 단골 손님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이 공고 이후 전국 농촌은 이 벌레를 찾으려고 많은 사람이 혈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찾으려고 보니, 옛날에는 그렇게 많이 보였던 이 곤충이 전혀 없는 겁니다. 한마리에 100만원씩 하는 곤충을 찾으려고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사람들은 찾지 못했고, 드디어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제 소똥구리가 우리나라에선 멸종했구나..."

정부는 끝내 국내에서 소똥구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립생태원은 저 먼 몽골에서 소똥구리 200마리를 가져와 번식시키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소똥구리 찾기에 나서면서 배포한 카드뉴스. [환경부 홈페이지 캡처]
환경부가 소똥구리 찾기에 나서면서 배포한 카드뉴스. [환경부 홈페이지 캡처]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5일 국가생물자료집 ‘곤충Ⅱ·Ⅲ’을 발간했습니다.

어떤 생명체가 멸종했는지, 또는 멸종 위기에 있는지 등을 다시 평가한 자료집입니다. 이 자료집엔 소똥구리에 대해서 다음처럼 나와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관찰 기록이 없다. 방목 가축의 감소와 항생제 등이 첨가된 배합사료, 그리고 농약 살포 및 서식환경 오염이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 소똥구리는 지금 '지역절멸' 상태로 평가됐습니다.

지역 내에, 번식능력이 있는 마지막 개체가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멸종'됐다는 뜻입니다. 

 

소똥구리는 이름처럼 소똥을 먹고 사는데요. 소똥구리가 먹고 난 똥은 식물이나 박테리아의 거름이 되죠.

똥을 먹는다는 특성으로 인해서 각종 이야기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를 키울 때 항생제를 먹이기 시작하면서 이 벌레도 사라졌습니다.

 

예전에 공원 같은 데서 아저씨들이 물방개로 도박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이 물방개도 이제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입니다.

진짜 저 어렸을 때만 해도 전국 연못이나 저수지, 습지 등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서식지 훼손이 주된 이유입니다.

 

이번 자료집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지역적색목록 범주' 평가 기준을 적용해 2012년에 발간한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을 기초로 해 딱정벌레목 340종과 수서곤충 361종을 평가한 내용이 수록됐습니다.

평가결과, 절멸 1종, 멸종우려범주 44종(위급 7종, 위기 6종, 취약 31종), 준위협 23종, 최소 관심 448종, 자료 부족 181종, 미적용은 4종으로 확인됐습니다.

 

멸종위기 직면 동식물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대표적이죠. 국내에서 마지막 야생 호랑이가 발견된 건 무려 100년 전,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의 일입니다.

남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북한엔 소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호랑이뿐 아닙니다. 여우, 사슴, 늑대, 삵, 물개, 두루미, 독수리, 매, 부엉이, 올빼미, 구렁이, 맹꽁이, 장수하늘소 등도 모두 멸종위기에 직면한 생물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수많은 전래동화로 이어져 온 존재. 이제 수많은 전래동화는 주인공을 교체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