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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예전에 튀겨먹던 이 곤충...지금은 찾기 어렵다!

by 석아산 2023. 9. 19.

물방개
물방개

물에 사는 곤충, 수서곤충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런 곤충들을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환경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준 것인데요. 넘 안타까운 일이네요 ㅠㅠ

 

그럼 추억의 수서 곤충들을 좀 볼까요!

시체가 헤엄을 치다니! 한번 듣고 나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을 가진 송장헤엄치게를 여름 연못이나 웅덩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덩치는 13mm 정도이며, 자신의 몸만큼 길며 털이 수북한 뒷다리를 노처럼 저어 물살 위를 나아갑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작은 친구들이 수면 위에서 헤엄을 친다는데, 영어권에서는 배영선수(Back swimmer)로 불립니다.

 

이 작은 배는 평평하지만 등판은 삼각형 모양으로 볼록하며, 물에 뜨기 좋은 나룻배의 밑창과 닮았습니다. 갈색 겹눈이 면상의 약 2/3를 차지하며 뭉뚝하지만 뾰족한 주둥이가 잘 발달해 있으며, 가운뎃다리와 앞다리에는 가시가 돋아나 있고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 먹잇감을 움켜쥐기에 이상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송장헤엄치게 등판 커다란 왕눈을 가진 수서 곤충.
▲ 송장헤엄치게 등판 커다란 왕눈을 가진 수서 곤충.

어깨까지 늘어지는 투명한 큐티클층은 마치 방독면을 쓴 것처럼 보입니다. 이 작은 생물들은 물에 사는 녀석들이지만 비행 능력도 뛰어나 환경이 좋지 않으면 날개를 펼치고 창공을 나르며, 그 날개로 인해 붕붕거리는 날갯짓 소리가 풍뎅이와 비슷하게 들립니다. 날개 끝의 봉합부(Sutural area)는 물살을 가로지르는 동안 열리지 않도록 직각으로 꺾여 있습니다.

 

노린재목에 속한 이 작은 친구들이지만 고약한 냄새를 내지 않습니다. 작은 곤충이나 어류를 낚아채 뾰죡한 주둥이로 소화액을 분비하고 내장을 녹여서 빨아먹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신의 종족을 사냥하기도 합니다.

▲ 송장헤엄치게 등판. 커다란 왕눈을 가진 수서 곤충.
▲ 송장헤엄치게 등판. 커다란 왕눈을 가진 수서 곤충.

물 속에서 숨을 쉽게 모을 수 있도록 배쪽에는 유난히 길고 촘촘한 털이 자랍니다. 꽁무니를 수면에 대고 긴 뒷다리를 접었다 펼치며 배끝의 털을 비비면 기포가 만들어집니다. 어떤 면에서는 발레리나의 춤 동작을 보는 것과 같으며, 이러한 공기를 날개 아래로 채우고 자맥질합니다.

 

고소한 맛이 나는 물방개

영어권에서 잠수벌레(Diving beetle)라고 불리는 물방개는 예전부터 굽거나 튀겨서 먹었습니다. 그 고소한 맛 때문에 남쪽 지방에서는 '쌀방개'라고도 불립니다. 지금도 동남아로 여행 중에 물방개를 튀겨 간식으로 팔고 있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물방개는 다슬기처럼 꽁무니에 구멍을 내고 속을 빨아먹는데 사용됩니다.

▲ 멸종위기에 처한 물방개. 튀겨 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
▲ 멸종위기에 처한 물방개 튀겨 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

쌀방개의 식용 역사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출토된 유물에서 물방개의 잔해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에서는 타코와 함께 굽고 소금에 절여 먹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에서는 사육하여 시장에 판매합니다.

지금도 유원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물방개를 이용한 뽑기 놀이입니다. 큰 양의 대야에 물을 채운 후 시계 눈금처럼 세그먼트로 나눈 다음 소소한 경품을 올려놓습니다. 뜰채로 물방개를 떠서 대야에 넣으면 이 작은 친구들이 가서 멈추는 세그먼트에 있는 경품을 챙깁니다.

 

비슷한 외모를 가졌지만 몸 색깔이 어두운 물땡땡이는 빛을 반사하는 딱지날개의 각도에 따라 진한 쑥색을 띕니다. 애벌래 시절에는 물 속에서 여러 생물을 사냥하여 먹지만 성충이 되면 수초나 죽은 식물물질을 섭취합니다.

물땡땡이는 쌀방개와는 달리 맛이 없어서 '보리방개'로도 불립니다. 이러한 식성과 외모로 인해 영어권에서는 '깜깜이잠수벌레'로 불리며, 사냥에 사용되지는 않지만 비교적 부정한 물에서도 잘 생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