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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위험을 피하려 무리 전체가 죽은 척하는 호주 가시개미

by 석아산 2023. 5. 10.

죽은 척 연기하는 페모라타 가시개미
죽은 척 연기하는 페모라타 가시개미

자신의 무리에게 닥친 위험을 피하려고 무리 전체가 죽은 척하는 가시개미 종류가 호주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한 개체가 죽은 척을 하는 동물들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집단이 죽은 척 연기하는 것은 처음 보고된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가시개미의 세계, 한번 들여다 봅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면 죽은 척 연기를 해 포식자를 피하는 종이 아주 많습니다.

개미처럼 작은 곤충부터,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파충류나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이 이러한 연기를 터득해 길게는 한 시간 이상 꼼짝하지 않거나 썩은 냄새까지 풍기는 '생존 기술'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개체의 개별 행동을 넘어서 무리 전체가 죽은 척하는 연기를 하는 개미 종이 처음으로 발견되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0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UniSA)에 따르면 이 대학 야생동물 생태학자 소피 쁘띠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캥거루섬에 서식하는 페모라타 가시개미(Polyrhachis femorata) 군체 내 모두가 죽은 척 연기하는 것을 발견한 결과를 '호주동물학저널'(Australian Journal of Zoology) 최근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캥거루섬의 절반을 태운 대규모 산불이 일어난 뒤 야생 생태계 복원을 위해 설치한 쇠주머니쥐와 박쥐용 둥지 상자를 점검하고 있다가, 이같은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둥지 상자 안에서 페모라타 개미 무리를 발견했는데, 모두 죽은 척 꼼짝 않는 10점짜리 완벽한 연기를 해 한 마리가 미세하기 움직이기 전까지는 집단 폐사한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페모라타 개미 무리가 잠재적 위험을 피하기 위한 방어 전략으로 죽은 척 연기를 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쁘띠 부교수는, "이런 방어적 무운동 상태는 몇몇 개미 종이 개별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군체 전체에서 관찰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몇 둥지 상자에서는 같은 페모라타 가시개미 종이면서도 일부만 죽은 척하고 나머지는 계속 살아 움직이는 사례도 함께 발견되어, 이런 현상이 광범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둥지에서만 일어나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 페모라타 가시개미의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페모라타 가시개미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유칼리 속의 '좁은잎 말리나무' 주변에 설치된 인공 둥지에 주로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나무와 페모라타 가시개미는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아마 어느 한 쪽이 멸종하면 함께 멸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쁘띠 부교수는 "페모라타 개미도 산불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나무 위에서 살고 겁이 많은 개미 종이라는 것 이외에는 생태나 행동에 관해 알려진 것이 없는 만큼 앞으로 발견할 것이 많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