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청주동물원 카리스마 호랑이 '호붐이' 세상 떠나

by 석아산 2023. 4. 29.

카리스마 넘치는 호랑이 '호붐이'
카리스마 넘치는 호랑이 '호붐이'

넘 슬프네요. 

세상에서 가장 위협적이며 거대한 고양이과 동물. 바로 호랑이죠.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와 같은 동물입니다. 1920년대에 경주에서 우리나라 마지막 호랑이가 사냥된 바 있습니다.

그 후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죠.

 

한국인의 정기를 상징하는 동물, 청주동물원에 있던 카리스마 넘치는 호랑이 호붐이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참 슬픈 일이네요. 지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더 슬프네요.

 

그럼 소식 보겠습니다.

수컷 호랑이인 '호붐이'는 2007년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제 16살이 되었네요. 너무 일찍 떠난 거 같습니다 ㅠㅠ

이 호붐이는 사육사가 주는 우유를 먹고 자란 아빠 '박남이'와 달리 엄마 젖을 먹고 자랐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호붐이는 다른 동물원 호랑이보다 사람을 더 경계했습니다. 야생성이 남아 있었던 것이죠.

 

지난 19일 호붐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뒷다리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척추 디스크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죠.

계속 움직이지 못하면 욕창이 생겨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었습니다.

 

청주동물원은 안락사를 시키는 대신, 수술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김 수의사는 "호랑이는 마취도 어렵고 뼈도 크고 단단해 수술이 쉽지 않다. 국내에서 호랑이 디스크 수술 사례도 없다. 그래서 이런 경우 보통 안락사를 시키지만, 그대로 호붐이를 보낼 순 없었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호붐이의 수술은 충북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마취한 상태로 MRI를 찍어보니, 척추디스크가 맞았다고 합니다. 에효.... 자연 상태에서 살았으면 디스크가 없었을까요...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좁은 데에 갇혀 살면 온갖 질병이 생길 만도 하지요.

 

어쨌든 호붐이는 이 마취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긴 마취를 이겨내기에 호붐이는 너무나 노쇠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보통 호랑이 수명은 10~13년이라고 합니다.

아이고... 자연 상태에서 호랑이 수명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군요. 개랑 비슷한 정도네요.

음... 그럼 동물원으로서는 이 호랑이를 정말 잘 돌봤다는 얘기이기도 하군요. 제가 오해했네요.

동물원의 호랑이는 대개 15년에서 잘하면 20년까지 산다고 합니다.

 

관람객들에겐 무뚝뚝한 호붐이는 같은 사육사에서 지내던 여동생 '호순이'와 사이가 좋았다고 합니다.

동물원은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3년전 호붐이를 중성화수술했다고 합니다.

호붐이가 떠난 뒤로도 호순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무리 짓지 않고 단독 생활하는 호랑이의 본래 특성"이라고 김 수의사는 설명했습니다.

청주동물원은 호붐이가 떠난 사실을 차마 바로 알리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슬픔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동물원 구성원들에게 새끼 때부터 삶을 비비며 키운 '호붐이'는 자식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동물원은 호붐이의 중성화 수술을 할 때 호붐이의 정자를 채취해 전북대 수의학과로 보냈다고 합니다.

호붐이는 갔지만, 호붐이의 유전자는 아직 살아있는 셈입니다.

 

김 수의사는 "우리는 17년 동안 호붐이의 양육자며 보호자였다. 우리에게 호붐이의 죽음은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 정도일 수 없다. 호붐이가 많이 그립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