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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곤충백과] 자연 환경의 중역, '꿀벌'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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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꿀벌

소멸하고 나서야 그 중요함을 알게 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꿀벌의 군집이 갑자기 붕괴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식물의 수분이 잘 안 되고, 농가의 수익이 감소하는 등 치명적인 후과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꿀벌은 지구 환경을 유지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생명체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꿀벌의 특징과 군집 붕괴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꿀벌이란?

꿀벌이란 벌목 꿀벌과의 곤충입니다.

흔히 '벌'을 생각할 때 말벌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벌의 종류입니다. 

곤충이지만,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됩니다. 이는 양봉업계 관리 때문이죠.

 

꽃의 꿀, 꽃가루를 모으면서 수정을 시키기도 하는 곤충입니다. 개미처럼 사회성 동물입니다.

 

꽃의 꿀을 모으고 다른 유용한 물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인해 인간이 직접 기르는 가장 대표적인 곤충입니다.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이유는 개미와 마찬가지로 식량 저장 때문입니다. 

 

1년 내내 모아서 겨울에 아껴 먹고 살아남습니다. 

성격은 별 중에서는 유순한 편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거리를 두는 이상 먼저 공격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순한 외양, 성격과 함께 수분과 벌꿀이라는 유용한 부산물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곤충 중의 하나입니다.

 

우화 등에서도 선역으로 주로 등장합니다. 화석 상의 기록으로 제일 오래된 것은 대전과학고 연구팀이 충남 보령시 아미산의 트라이아스 후기 지층에서 발견한 2억 2천만 년 전 벌목과의 화석입니다.

100원짜리 동전과 비교한 벌 화석
100원짜리 동전과 비교한 벌 화석

2. 특징

식물들의 번식이 풍매화에서 충매화로 변화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공을 세운 곤충입니다.

꽃가루를 나르는 곤충 중에서도 가장 꽃에 친화적입니다.

양봉 꿀벌
양봉 꿀벌

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몸 표면에 많은 잔털이 나 있습니다.

털이 나 있는 것은 점성이 큰 꿀에 달라붙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꽃가루를 잘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잔털에 들러붙은 꽃가루를 모아서 뒷다리에 있는 부위에 접착시킵니다.

 

꿀은 삼켜서 보관 했다가 둥지에 돌아가서 내뱉습니다.

 

이는 소화기관에 저장하는 것이 아닌 제 3의 기관인 밀위에 보관하는 것입니다. 효소를 이용하여 굳게 만들면 꿀의 저장성이 높아지며 꿀의 독성을 중화시킵니다.

 

배의 윗부분에 1쌍의 밀랍 분비점이 있습니다. 이때 밀랍이 비늘처럼 어느 정도 자라면 그것을 떼어서 사용합니다.

노랑과 검정이 교차하는 보호색의 줄무늬는 적에게 자신을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띠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등에 같은 많은 유사 곤충이 벌의 보호색을 의태하고 있지요.

 

꿀벌은 식물의 꽃과 꽃 사이를 활발히 다니며 수분을 하는데요. 이 꿀벌 떼의 작업량은 인간이 기계 등을 동원해도 쫓아갈 수 없는 수준입니다. 

만약 꿀벌이 없다면 인간이 재배하는 주요 100대 작물의 70% 가량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농업 자체가 붕괴해 버릴 수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2010년 중반 이후에 꿀벌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꿀벌은 상당히 영리합니다. 겁이 많아 사람을 무서워하며, 먼저 건드리지 않는 이상 공격하지 않습니다.

가끔 사람에게 다가가는 이유는 비누향이나 화장품 향기 성분 등에 끌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단이 위기에 처하면 목숨까지 버려 가며 싸우는 곤충입니다.  

 

또한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행할 수 있는 곤충입니다. 가장 유명한 행동은 8자춤입니다.

꽃을 발견한 후 다른 꿀벌들에게 위치를 전할 때 씁니다.

 

이 8자 춤을 통해 꿀의 수급원인 꽃과의 거리를 굉장히 정확하게 전달하는데요. 8자의 가운데 부분에서 몸을 떨면서 '붕붕붕'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속도와 소리의 주파수로 거리를 표현합니다.

태양의 방향을 기준으로 하는데요. 1시간에 15도씩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까지 모두 보정해 알려줍니다.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이를 규명해 낸 끝에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꿀벌과 꽃이 다양한 지역에서는 기생충 감염률이 낮고 반대로 다양성이 낮을수록 기생충이 활개를 친다고 합니다. 

3. 종류

양봉에 사용하는 꿀벌은 벌목(Hymenoptera)-꿀벌과(Apidae)-꿀벌속(Apis)에 속합니다. 벌목에는 개미과, 말벌과 등도 포함되는 사회성 곤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꿀벌과에는 뒤영벌 등 양봉에 사용되지 않는 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꿀벌속에는 7개 종(Species)에 44개 아종(Subspecies)로 분류되는 꿀벌종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서양꿀벌 또는 양봉(洋蜂)이라 부르는 서양종 꿀벌과 토종꿀벌 또는 한봉(韓蜂)이라 부르는 재래종 꿀벌 등 두 종류가 있습니다. 꿀 생산량에서 서양종 꿀벌이 재래종 꿀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009년에 발병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재래종 꿀벌 군집의 90% 정도가 폐사하였기 때문에 현재 국내 양봉(養蜂) 업계에서는 대부분 서양종 꿀벌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양꿀벌은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기 때문에 양봉업자의 철저한 관리가 없으면 폐사합니다.

겨울에 대한 적응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장수말벌 등의 동양계 말벌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력이 없습니다.

 

4. 꿀벌의 사회생활

꿀벌의 여왕벌은 수벌과의 번식을 통해 대를 잇습니다.

할일이 끝난 수벌은 공동체 유지를 위해 무리에서 추방당하거나 살해당합니다.

여왕벌
여왕벌

여왕벌이 알을 낳아서 애벌레가 부화하면 일벌은 로열 젤리를 먹이로 제공하여 성숙하도록 합니다.

이 중에서 여왕벌이 될 예정인 애벌레에게 보다 많은 양의 로열 젤리를 장기간 먹입니다.

이를 통해 지정된 애벌레는 난소 등의 생식기관을 발달시킵니다. 이 애벌레는 성충이 되었을 때, 여왕벌이 될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죠.

 

만약 여왕벌이 두 마리이거나 식구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분봉이라고 해서 독립을 ㅎ바니다.

이는 권력투쟁을 위해서 분열을 하게 되면 공멸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간혹 주택가에 분봉한 벌들이 나타나서 놀라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꿀벌은 민주적 절차로 새 집을 선택합니다.

 

5. 꿀벌의 천적

벌 종류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아 무기라고는 딱 1번 사용할 수밖에 없는 독침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벌 종류 중에서도 가장 약체로 손꼽힙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큰 생물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장수말벌과 같은 말벌 종류들이 가장 위협적인 꿀벌의 천적입니다.

 

이들은 툭하면 꿀벌집을 호시탐탐 노리면서 꿀을 먹어 치우고, 애벌레들을 턱으로 부숴 경단으로 만듭니다.

양봉업자들의 입장에서도 이들은 상당한 골칫거리입니다.

 

간혹 같은 곤충인 잠자리한테 잡아먹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마귀와 개미도 가끔 벌통 안에 집을 짓고 그 안을 헤집고 다니며 애벌레와 꿀을 훔쳐갑니다.

포식성이 강한 곤충인 여치도 벌들을 잡아먹습니다. 

 

그런데 양봉업자들과 꿀벌들의 입장에서 더욱 골치인 것은 응애입니다. 응애는 아예 바이러스를 퍼뜨려서 일가를 싹 다 몰살시켜버리거나 흉측한 기형종을 탄생시키기도 합니다.

이 응애 때문에 기형벌이 나오거나 발육 저하, 체중 감소와 활동 저하 등으로 피해가 막심합니다. 그래서 업자들은 벌통에 응애가 단 한 마리라도 퍼지면 그 통을 깨끗이 세척하거나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곰도 꿀벌의 천적 중의 하나입니다. 마을로 내려와 벌통을 약탈하거나 엉망진창으로 부숴놓기도 합니다. 곰의 가죽에는 꿀벌의 침이 통하지 않습니다.

 

간혹 쥐 같은 설치류들도 봉군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간혹 거미줄에 걸려 운 나쁘게 걸려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6. 군집붕괴현상

群集崩壞現象 / Colony Collapse Disorder(CCD)

2006년경부터 갑자기 논란이 된 현상입니다. 꿀벌의 군집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은 꿀과 꽃가루를 채취하러 나선 일벌들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점점 일벌이 줄어들다가, 결국 꿀과 꽃가루가 부족해지면서 벌집 하나가 싹 다 몰살해 버립니다.

일부만 그러면 다행이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2006년 가장 먼저 보고되었고, 2007년에 군집붕괴현상으로 명명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양봉업자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증상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면서 2014년 대통령 직속으로 전문가 자문회의까지 소집했습니다. 2016년 미국의 야생동물관리국은 하와이 토종 꿀벌 7개종을 절멸 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보호종으로 지정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해남군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적인 군집붕괴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6.1. 원인

동양(한봉)과 서양(양봉)의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6.1.1. 양봉

서양의 양봉은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 사람이 제조한 각종 무선장비들이 발생하는 전자기파: 전자파에 노출되면 벌이 길을 찾는 메커니즘을 상실합니다.

2) 유전자 조작 식물: 벌레에 강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이 벌에게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3) 사람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각종 유기화합물, 특히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농약: 이러한 물질에 노출된 벌이 생체활동을 교란당하면서 길을 찾는 메커니즘을 상실합니다.

4) 벌이 내성을 지니지 못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바이러스에 걸린 벌들이 나갔다가 죽거나 혹은 어떠한 형태로든 길찾기 메커니즘을 상실하여 벌집으로 귀환하지 못합니다.

5) 지구 온난화: 지구 온난화로 개화시기가 변화하면서 일벌이 꿀과 꽃가루를 찾기 위해 너무 멀리 나가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6) 기후변화: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일찍 동면에서 깨어났다가 얼마뒤 예년기온으로 돌아가 버리거나, 동면에서 깬 뒤 이상저온이 발생해 냉해로 얼어 죽습니다. 

6.1.2. 한봉

동양 한봉의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전염병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병은 전염성이 매우 크고 걸리면 거의 대다수의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전에 말라죽습니다.

 

따라서 한번 유행하면 그 주변 군집의 애벌레들까지 전멸해서 결국 군집이 붕괴됩니다. 이 병에 걸린 벌집에서는 애벌레를 벌집 밖으로 내 버립니다.

그러니 만약 벌집 근처에서 버려진 꿀벌 유충이 보이면 바로 방역기관에 연락해서 방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2009년부터 유행한 이 병 때문에 토종벌꿀 생산량이 급감하고, 동시에 양봉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은 전염을 막는 것 외에 백신과 같은 별다른 해결책이 없습니다. 서양 양봉은 이 병에 내성을 갖는 것으로 보이나, 한국의 양봉 농가에서는 서양과 같은 CCD가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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