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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귀엽다고 키우더니만...분당중앙공원에 버려진 토끼들

by 석아산 2023. 5. 12.

유기된 토끼들
유기된 토끼들

예전에도 이렇게 토끼를 분양해서 키우다가 토끼의 폭풍 번식력을 못 이겨 결국 유기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토끼는 귀엽기 그지없는 동물이지만, 정말 엄청난 번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호주는 군까지 동원해 토끼와의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토끼가 너무나 많이 번식한 탓에, 생태계를 위협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토끼를 몇 억 마리나 죽였는데도.... 결국 아직까지 골칫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자, 이런 지경인데, 너무 토끼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되겠죠. 자, 그럼 우리나라의 현상황을 보도록 합시다.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분당중앙공원 내 팔각정 부근에 다다르자,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만든 급식소들이 산발적으로 존재했습니다.

 

주민들이 이곳에 사는 토끼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라네요. 급식소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운동기구의 주변에 10여 개 정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급식소 안에는 사료가 일부 채워져 있기도 하지만, 토끼의 주식인 건초, 생초, 물 등이 있는 곳은 없었다네요.

 

급식소 주변에 토끼들이 모여들었고, 토끼들은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답니다. 

수년 전부터 공원에서 토끼를 봐온 박모(31)씨는 "시민들이 토끼에게 먹을 것을 건네는 등 대부분 우호적"이라며 "그래서인지 토끼들이 사람을 보고 피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 동행한 토끼보호연대의 최승히 팀장이 사료를 건네자 토끼들이 다가와 손에 있는 사료를 받아먹는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본 토끼의 상태는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일부 토끼는 눈이 찢어지거나 귀가 물렸는데요... 영역다툼으로 토끼들이 상처를 입어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토끼는 이곳에 산지 10년이 넘었지만 대부분 개체가 1~2년으로,  토끼들 대부분이 수명대로 살지 못하지만 번식 때문에 어린 개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 토끼들이 분당중앙공원에 산 것은 10여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이곳에 서식하는 토끼들은 유럽 남부에 살던 굴토끼를 개량한 것입니다.

시민들이 기르다 버리거나, 버려진 토끼 사이에서 태어난 개체들로 보입니다. 최근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주민들과 토끼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 간의 토끼 관리 방식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며 갈등도 빚어졌다고 합니다.

사료를 먹는 토끼
사료를 먹는 토끼

토끼보호단체에서는 사람이 주는 음식에 길들여져 토끼가 야생성을 잃어, 그대로 방치하면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토끼들은 영역 다툼으로 상처를 입거나 질병에 노출됐지만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중성화 수술이 이뤄지지 않아 토끼는 계속 태어나, 악순환이 끊이지 않습니다.

성남시는 이번 갈등을 계기로 하여 토끼들의 중성화 수술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다만 중성화 수술을 위한 재원 조달, 중성화 이후 관리 방안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성남시 푸른도시사업소 공원과 관계자는 "현재 공원 내 확인된 개체만 20여 마리"라며 "조만간 중성화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중성화 수술을 위한 재원 조달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중성화 이후 관리 방안 역시 입양, 소동물원 이송, 방사 등을 놓고 동물보호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승희 토끼보호연대 팀장은 "먼저 정확히 개체 수를 파악하고, 단시간 내 전수포획을 해 중성화함으로써 개체 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성화 이후 토끼 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주민, 보호단체들이 함께 신중하게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