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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동물백과] 영주에서 1미터 짜리 '악어' 목격 신고

by 석아산 2023. 6. 15.

악어
악어

영주의 무섬교 밑 하천에서 약 1미터 정도 되는 악어가 출현했다고 하네요.

악어는 포식성 파충류이다보니,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짜 이 악어가 출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물을 잘못 본 건지도 궁금하긴 한데요.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하천에서 악어거북이 발견된 적도 있으니, 완전히 허위 제보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악어는 정말 무서운 동물입니다. 특히 악어는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공격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죠.

게다가 날이 더워지고 사람들이 계곡을 찾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인명 사고가 날까 봐 더 걱정이 됩니다.

 

오늘은 일단 악어가 어떤 동물인지 알아보고요. 영주에서 발견되었다는 악어의 소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악어란?

악어(鰐魚)는 악어목(鰐魚目)에 속하는 파충류를 총칭합니다.

이 악어는 약 2억 2천만 년 전에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룡이나 새와 근연관계가 있지요.  전 세계적으로 23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악어는 중생대에 공룡과 함께 등장한 종입니다. 매우 오랫동안 종의 등장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종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악어는 신기하게도, 조류 다음으로 공룡과 가장 가까운 종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파충류들 모두보다도, 공룡과 가깝다고 하네요. 새와는 달리 울음소리를 관장하는 기관이 없고, 그저 근육의 떨림만을 이용해 소리를 내기 때문에, 아마 공룡과 가장 울음소리가 비슷할 거라고 합니다.

 

2. 악어의 생태

악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쭉하고 그에 비해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어 어기적어기적 기어다닙니다.

악어는 소형종도 1.5~2미터까지 자라고, 대형종들은 3.5~4미터까지 자랍니다.

몸은 각질의 비늘로 덮여 있습니다. 주둥이는 넓고 길고 튼튼하지요. 물과 지상을 오가는 생활 습성으로 인해 눈이 머리 위에 있습니다.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있지요. 

 

보행시 발바닥 전체를 이요하는 보기 드문 척행(蹠行; Plantigrade)을 하는 동물입니다.

 

악어는 기회성 상위 포식자로, 대부분 먹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어류, 파충류나 양서류, 갑각류, 수생 동물들, 물에 접근하는 육상 포유류 등을 주로 잡아먹습니다.

신체 구조는 순간적인 반응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그러나 육상에서는 민첩성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주로 매복이나 기습적인 사냥 방법을 동원합니다.

 

때로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데요. 바다악어는 이미 부패한 고래 사체를 뜯어먹기도 합니다.

나일악어도 아프리카물소나 하마 등의 사체를 뜯어 먹습니다. 예외적으로 가비알은 주둥이 구조가 거의 순수하게 물고기를 먹기에 적합하도록 특수하게 진화하여, 이들은 주로 물고기만 먹습니다.

 

악어는 냉혈동물이라 신진대사율이 매우 낮아 심장 박동도 분당 40회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일단 한번 먹이를 먹으면 아주 오랫동안 사냥을 안 하고 버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체온 조절을 위해 밖에서 일광욕을 합니다.

이렇게 휴식 상태일 때는 심장 박동을 분당 5회까지 떨어뜨려 신진대사를 더욱 낮춥니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법이죠.

그리고 겨울에는 겨울잠을 잡니다.

 

주로 늪지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아대부분의 남반구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몇 종은 가죽을 얻기 위한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악어는 또한 번식력이 뛰어나기도 해서, 대부분의 악어는 이미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어난 상태입니다.

 

악어는 특이하게도 파충류 중에서 마치 포유류처럼 모성애를 지닌 드문 종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모 악어들은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올 때 무사히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돌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새끼들이 천적들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암컷 수컷 가리지 않고 정성껏 돌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3. 악어의 턱

악어는 이빨도 무시무시하지만, 이 악어를 최강의 포식자로 만드는 것은 바로 턱입니다.

악어의 아래 위 턱을 보면 기다란 판자 두 개가 끝에서 하나로 결합한 형태입니다. 이런 형태 입은 일정 수준 이상의 단단한 물건을 으깰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악어의 턱을 감싸고 있는 근육은 일반적인 근육과 달리 삼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턱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아래위로 내리누르는 힘을 가하기 위해 생체공학적 설계가 들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악어는 힘껏 먹이를 깨물면서도 자신의 위턱과 아래턱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악어의 치악력, 즉 턱의 힘은 1톤에서 3톤 가까이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인간은 65킬로그램 정도라고 하니... 정말 악어의 엄청난 턱힘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동물의 턱근육은 일반적으로 아래턱과 위턱 사이에 있는 작은 부위가 전부이지만 악어는 목에 빵빵히 붙은 목살이 전부 턱근육입니다.

그래서 다른 동물의 수십, 수백배 턱힘을 낼 수 있는 것이죠.

거기에다가, 일반적으로 파충류의 근육은 같은 면적의 포유류 근육보다 4배 정도 강합니다. 이 정도이니... 일반적이라면 악어의 윗턱과 아래턱이 부딪힐 때 3중 근육이 없으면 그 충격으로 두개골은 박살이 날 것입니다. 

 

이런 턱힘을 가지고 있기에, 악어는 어지간한 동물 두개골보다 단단한 거북이 등껍질도 아작아작 씹어먹습니다. 심지어 매우 두꺼운 하마 피부를 이빨로 관통시킬 정도입니다. 

4. 먹이 사냥법

먹이를 사냥할 때는 먹잇감의 다리 등을 물어 도망을 못 가게 한 다음 물속으로 먹이를 끌고 갑니다.

그 상태로 먹이가 탈진하거나 익사한 뒤에는 입에 꼭 문 채로 온몸에 힘을 실어 수차례 회전을 시작합니다.

이를 '데스 롤(Death roll)'이라고 합니다.

 

악어의 무시무시한 씹는 힘(저작력)과 온 몸의 힘이 더해진 이 무자비한 회전은 붙잡힌 먹잇감의 몸을 말 그대로 갈기갈기 찢어발깁니다.

고기를 뜯을 때뿐만 아니라 먹이를 익사시킬 때도 사용합니다.

 

데스롤은 악어의 저작력과 함께 강력한 위력이 배가 되어, 순식간에 동족의 팔을 절단시킬 정도의 위력입니다. 악어의 이빨은 먹이를 붙잡기에는 적합하지만, 고기를 잘라내기에는 별로 좋은 구조가 아닙니다.

또한 이빨은 씹기에 적합한 구조도 아니어서, 토막을 낸 다음 통째로 삼켜 버립니다. 악어는 새들이나 다른 파충류처럼 위 중에서 모래주머니가 있어, 돌을 삼켜서 먹이를 잘게 부숩니다. 위산은 척추 동물 중 가장 강한 편이여서 뼈 등도 모두 녹입니다.

 

악어의 무는 힘이 매우 강하지만, 턱을 여는 근육은 의외로 약하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숙달된 사람이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 턱을 여는 근육도 무는 것에 비해 비교적 약할 뿐, 가볍게 제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악어의 혀에는 설기판이라는 판막이 있어서, 물 속에서도 입을 벌릴 수 있습니다. 이 설기판이 물이 식도라 기도로 들어가지 않게 해주는데요. 이런 까닭에 악어가 목구멍이 없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가식적 눈물을 가리켜 악어의 눈물이라고 표현합니다. 악어의 눈물은 아프거나 슬퍼서 흘리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먹을 때 눈물샘이 자극되어 저절로 흐르는 것입니다.

 

악어는 면역력이 거의 괴물 수준입니다. 그래서 팔다리가 절단되고 세균이 득실대는 흙탕물에 구른다거나 해도 웬만해서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또한 부패한 고기를 먹어도 잘 탈이 나지 않죠.

이는 많은 야생동물이 조그만 상처만 입어도 덧난 죽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능력입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 초월적인 면역력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5. 영주 무섬교에서의 악어 목격담

경북 영주시의 하천에서 악어로 추정되는 생물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외래생물인 악어를 애완동물로 사육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에 유입됐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15일 영주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저녁 7시께 필리핀 노동자 4명 등이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위에서 길이 1미터 정도되는 악어를 발견했다는데요. 이후 악어는 수중으로 유유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영주시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신고 내용만 있고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 아직까지 악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전날 오후부터 (악어를) 발견했다는 일대에서 수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진짜 악어라면 반려동물로 사육하던 누군가가 일부러 버렸거나 혹은 악어 스스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악어가 스스로 탈출한 경우이고 주인이 찾아 나선다면 가장 좋겠지만 생포했는데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또는 동물원 위탁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에서도 때로 이렇게 너무 커버린 악어를 어찌하지 못해서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정말 그런 짓을 하면 안 되겠습니다!

13일 저녁 7시께 “악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된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위에서 내려다본 하천. 네이버 지도 갈무리
13일 저녁 7시께 “악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된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위에서 내려다본 하천. 네이버 지도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영주시민들은 당분간 강가에 접근하지 말아야겠다", "애완동물로 키우다 유기한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외래생물을 '외국으로부터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유입되어 그 본래의 원산지 또는 서식지를 벗어나 존재하게 된 생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의 한국외래생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악어 6종이 외래 생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외래생물 가운데에서 뉴트리아나 늑대거북과 같은 생태계교란 생물이나 피라냐 등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을 무단으로 버리거나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악어는 아직은 생태계교란생물 등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유기해도 마땅한 법적 처벌 조항이 없는 실정입니다.

다만, 동물보호법은 소유자가 기르던 동물을 유기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