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물

[동물백과] 흰돌고래(벨루가)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3. 5. 31.

벨루가
벨루가

오늘은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기도 한 벨루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흰색의 아름답고 순한 우리 벨루가. 과연 어떤 동물일까요! 

 

1. 벨루가(흰돌고래)란?

흰돌고래(Delphinapterus leucas, white whale)는 북극과 그 주변 지역에 서식하는 고래를 말합니다.

일각고래와 함께 외뿔고래과의 종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그런데 뿔은 없습니다~

"벨루가(beluga whale, beluga)"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더 유명하지요. 몸 길이는 최고 5.5미터에 이르며 하얀 몸과 멜론 같이 생긴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melonhead"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현재 22종의 흰돌고래가 알려져 있습니다.

2. 흰돌고래의 분류

흰돌고래는 1776년 피터 사이먼 펠러스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습니다. 이빨고래의 일부인 모노돈과에 속하고요. 일각고래과에 속하는 유일한 다른 종으로 일각고래가 있습니다. 이 일각고래와 흰돌고래 사이에 교배가 가능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간적 특성을 가진 두개골도 발견되었습니다.

 

벨루가의 학명은 '지느러미가 없는 고래'를 의미하고, 종명은 '흰색'을 의미합니다. 멸종위기종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이 고래는 '바다 카나리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높은 음의 끽끽거리는 소리, 휘파람 소리 때문입니다.

일본의 한 연구원은 벨루가에게 '말하기'를 가르쳤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3. 흰돌고래의 특성

흰돌고래는 머리를 상하좌우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피부는 매우 부드럽고, 일각과에 속하지만 이빨로 된 뿔은 없습니다.

이빨은 위턱에 8~11개, 아래턱에 8~9개가 불규칙하게 나 있으며, 때로는 휘어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빨을 사용하여 먹이를 깨물거나 하지는 않고요. 잡은 사냥감을 통째로 삼킵니다.

등면 중앙에 피부가 약간 솟아 있습니다. 등지느러미는 없습니다. 이는 열 손실을 방지하고 수면에서 빙하 밑으로 좀더 쉽게 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진화한 것이라네요.

하지만 등지느러미의 흔적은 남아있습니다. 이 부분은 매우 단단해서 북극해의 얼음을 부수는 데 사용합니다.

 

갓 낳은 새끼는 약 1.5m 길이에 몸무게 약 80kg이고요. 암컷은 5~6세, 수컷은 8~9세까지 성숙합니다. 수컷의 평균 몸길이와 몸무게는 각각 3.6~4.5m와 607~1032kg이며, 암컷의 경우는 각각 3.1~3.7m와 408~627kg입니다.

수컷이 암컷보다 현격하게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또한 수컷은 암컷보다 머리가 길고 넓습니다. 배와 가슴도 수컷이 더 홀쭉하지요. 평균 수명은 30~35년이라고 합니다.

 

벨루가는 알래스카나 캐나다, 그린란드와 러시아 같은 북부의 차가운 해역에 분포합니다. 봄이 되면 만이나 강으로 이동하여 여름을 보낸다고 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먼 바다로 헤엄쳐 갑니다.

 

이 고래는 알비노(백색증)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으나, 원래 하얀 생물이라고 합니다. 태어날 때는 흰색이 아니지만, 점점 멜라닌 색소가 감소하여 흰색이 된다고 합니다.

 

차가운 극지방의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은 피부 아래에 있는 두꺼운 지방층인 블러버로 덮여 있습니다. 두께는 10~15센티미터에 달합니다. 체지방률이 40%를 상회하지요.

 

흰돌고래는 매우 사교적이며, 'pod'라고 불리는 소규모 집단을 이루어 생활합니다. 보통 5~10마리 정도 되는 무리를 지어 다니며 번식기 때에는 100~200마리의 대규모 군집을 이룹니다.

번식기는 봄이고, 임신기간은 약 14개월입니다. 2~3년에 한배에 1마리를 출산합니다. 수유기간은 약 2년이고요. 수컷은 4~7년, 암컷은 6~9년이 되면 번식이 가능해집니다.

 

흰돌고래는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먹이를 먹어둡니다. 1000여종이나 되는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어와 같은 대형 어류는 물론, 심해에 사는 바다 곤충, 연체동물, 가자미, 넙치 등도 먹습니다. 자신의 몸무게의 약 10%를 섭취하고요. 다른 해양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먹이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켜 먹습니다.

 

또한 먹이를 찾아내기 위해 입으로 해수를 마셨다고 모래와 심해 바닥에 내뿜는 행동을 합니다. 흡인력이 매우 좋아서 진공청소기처럼 음식을 매우 빠르게 빨아들입니다. 또한 위가 3개가 있어서 각각 먹이 저장, 소화액 분비, 소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천적은 북극곰과 범고래입니다. 북극곰은 벨루가가 숨을 쉬려 물 위로 얼굴을 드러내면 그냥 앞발로 내리쳐 흰돌고래 머리를 강타한 뒤 물 밖으로 끌고 와 잡아먹습니다.

 

또한 이누이트는 식용으로 이 고래를 잡습니다. 과거에는 작살로 잡고, 지금은 총으로 잡는데, 오히려 과거가 사냥 성공률이 더 높다고 합니다. 총에 맞으면 가라앉는다나요.

머리 위의 '분기공'이 있어 이 숨구멍을 통해 숨을 쉽니다. 분기공으로 많은 양의 공기를 흡입해, 물속에서 10~25분간 잠수할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는 수심 650미터까지 잠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잠수한 채로 2~3킬로미터를 이동하고요.

매우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으나, 바다 속은 빛이 잘 닿지 않아서 주로 음파를 이용하여 주변을 탐색합니다.

분기공에서 딸각하는 일련의 소리를 내고, 그 반향으로 위치를 파악합니다. 이런 메아리만으로도 주변을 선명한 사진 형태처럼 인식할 수 있는데요. 숨쉴 구멍을 800미터 밖에서도 감지해 냅니다.

 

툭 튀어나온 둥글둥글한 이마는 기름으로 채워져 있는 '멜론'이라는 기관으로, 사실 말랑말랑합니다.

 

흰돌고래의 이마는 말랑말랑하다

'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기관을 이루는 지방의 색깔과 조직이 멜론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멜론은 고래가 내뿜는 초음파를 조절하고 주파수를 설정해 다른 고래와의 의사소통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메아리를 분석하여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을 사용할 때 도움을 줍니다.

 

흰돌고래는 특히 이 멜론을 자신의 의지대로 변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멜론의 모양을 바꿔 울음소리를 다양하게 낼 수 있습니다. 

 

4. 흰돌고래의 사회성

흰돌고래는 매우 사교적입니다. 

흰고래 무리의 구성원은 고정적이지 않고, 구성원이 무리를 옮겨 다니기도 합니다. 

흰고래의 무리는 새끼 고래와 어미로 구성되어 있는 육아 무리, 모두 수컷으로 구성되어 있는 총각 무리, 혼합 무리로 크게 3분할 수 있습니다.

 

혼합 무리는 모든 성별의 고래를 포함합니다. 여름 동안 무리가 강 하구에 합류할 때 수백 혹은 수천 마리의 개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전체 개체로 대비해도 상당한 비율이며, 사냥에 취약한 시기라 모여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흰돌고래는 협력하는 동물이고 종종 조직화된 무리를 이루어 사냥을 합니다. 무리 내의 동물은 아주 사회적이고, 종종 놀거나 싸우는 것처럼 서로를 따라다니기도 하며, 자주 서로의 몸을 비벼댑니다.

각 개체는 동시에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잠수하곤 합니다.

 

수족관에서 사육할 시 흰고래들은 끊임없이 놀고, 소리를 내고, 서로의 주변을 수영합니다. 어떤 수족관에서는 한 마리의 흰돌고래가 공기 방울들을 불고, 다른 개체가 그것을 터뜨리는 행동도 관찰되었습니다.

 

또한 흰고래들은 서로를 흉내내기도 하고, 입과 입의 접촉을 통해 신체적 애정을 드러내는 것도 보고되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많은 호기심을 보여, 인간을 관찰하기 위해 수조 안의 창문에 자주 접근합니다. 

이런 호기심은 야생에서도 마찬가지로, 종종 보트와 함께 수영도 합니다. 그들은 물 속에서 발견한 물체들로 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5. 멸종 위험

1) 사냥

북극 주변에 사는 많은 토착민들이 소비와 이익을 위해 흰돌고래를 사냥합니다. 이들은 예측 가능한 이동패턴, 그리고 여름 동안 강어귀나 해안 지역에 높은 밀도로 몰려 있어 사냥꾼들에게 쉬운 먹잇감이 되어 왔습니다.

과거에는 고기와 지방 때문에 사냥되었는데요. 유럽인들은 흰돌고래의 멜론으로 기름을 만들어 시계, 기계, 등대의 조명을 위한 윤활제로 사용했습니다.

흰돌고래의 피부는 제재소와 신발끈을 위한 말 마구와 기계 벨트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흰돌고래의 피부는 가죽으로 사용될 만큼 충분히 두꺼운 유일한 고래 가죽이라고 합니다.

 

현재도 흰돌고래의 가죽, 척추와 이빨로 조각된 장식품, 육류용 등으로 사냥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중국 등지의 아쿠아리움으로 수출하기 위해 연간 20~30마리의 흰고래가 포획됩니다.

 

2) 피식

겨울 동안 흰고래들은 보통 얼음 속에 갇히게 됩니다. 북극곰들은 이러한 흰돌고래의 상황을 예민하게 알아차립니다. 북극곰은 그들의 후각을 이용하여 흰고래들의 위치를 알아내고, 기다리고 있다가 숨쉬러 나온 흰돌고래를 강타하고 포식하기 위해 얼음 위로 끌고 나갑니다.

 

범고래는 흰돌고래의 어린 개체와 성숙 개체 모두를 사냥합니다. 범고래는 세계 거의 모든 바다에 살고, 아북극 지역의 흰고래와 서식지가 겹칩니다. 범고래에 의한 흰고래 공격은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러시아 바다에서 보고되었습니다.

흰고래는 범고래를 피하기 위해 가끔 얼음 아래로 숨습니다. 범고래는 등지느러미가 거대하기 때문에 빙하 밑에서 그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가끔 흰돌고래들은 범고래를 피하다가 많은 개체가 얕은 여울로 내몰리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범고래에 의한 학살이 벌어지게 됩니다.

 

3)건강 상태 악화

흰고래들이 강 하구에 모였을 때, 인간의 오염물이 흰고래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흰돌고래들의 사체는 많은 오염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 비닐 등이 흰고래들의 뇌와 간, 근육 등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암이나 생식 질환 등을 야기합니다. 또한 중금속들도 고래의 몸에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1983년에서 1999년 사이, 129마리의 다 자란 흰고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27%가 암에 걸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른 고래 개체군보다 더 높은 비율입니다. 대부분의 육상 포유류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치입니다. 

 

4) 병원균

인간과 마찬가지로 흰돌고래도 바이러스, 박테리아, 원생동물, 곰팡이를 비롯한 수많은 병원체가 죽음과 질병을 유발합니다.

특히 감염된 생선을 먹어 생긴것으로 보이는 에리시펠로트릭스 광우병균은 거식증이나 피부반점, 패혈 증을 일으킵니다. 

그 외에도 고래회충 등의 기생충에도 상당히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 인간과의 관계

1)감금

흰돌고래는 인간에게 사육된 최초의 고래 종들 중 하나였습니다.

수족관에서는 흰고래들을 훈련시켜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삼습니다. 이를 위해 약간의 장난감 제공, 초음파 등을 놀잇감으로 제공합니다.

 

1960년과 92년 사이에 미국 해군은 수중 물체 탐지 등을 위해 이 흰돌고래를 훈련시키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냉전 기간 동안 소련 해군에 의해 시행되기도 했는데요. 흰고래는 북극 해역에서 폭탄 제거 훈련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육상태에서 풀려난 흰고래들은 야생 흰고래들에 적응하는 데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야생 흰고래 무리에 합류하여 스스로 먹이를 먹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흰고래는 인간에게 매우 인기가 많은데요. 일단 매력적인 색상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표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양한 표정이 나타나는 이유는, 흰돌고래의 융기되지 않은 경추가 더 넓은 목의 움직임과 외관적 표현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2) 고래 관찰

캐나다의 세인트로렌스 강과 처칠강 근처 퀘벡과 허드슨만의 도시들에서 이 고래 관찰 관광은 경제 회복에 중요한 활동이 되었습니다.

여름에 가장 관찰하기 좋은데요. 여름 동안에 흰고래는 강 하구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광 체험이 독이 될 수도 있는데요. 배에서 먹이를 주는 것은 생태계를 교란합니다. 또한 배의 소음이 흰고래의 청각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의사소통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3) 인간 말투 흉내

사육 중인 수컷 흰돌고래들이 일반적 고래 울음소리보다 몇 옥타브나 낮은 인간의 말투를 흉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케이스는 종종 발견됩니다.

그리고 야생에서 흰돌고래들은 종종 어린아이처럼 소리칩니다. 한 포획된 벨루가가 잠수부들이 수중 통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들은 후, 물에서 나오라는 잠수부들 중 한 명의 명령을 모방함으로써 이 흰돌고래가 인간의 말투를 흉내낸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이후의 녹음 자료 등을 보아도, 흰돌고래가 사람들이 말하는 패턴과 주파수를 모방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