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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코로나로 희생된 투구게 무려 45만 마리... 파란피 대체재 찾았다!

by 석아산 2023. 6. 13.

투구게의 모습
투구게의 모습

투구게의 파란 피는 의약계에서나 화장품 업계 등에서 매우 중요한 원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수많은 투구게가 희생되었다고 하는데요.

 

투구게는 소위 '살아있는 화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귀중한 생명체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무려 45만 마리가 희생을 당했다고 하네요.

이제 코로나도 엔데믹을 맞이하였으니 투구게의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이렇게 투구게의 파란 피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개발되었다고 하는데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백신 등 의약품 개발에 반드시 쓰이는 투구게의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법이 우리나라의 약전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관계자는 13일 "동물 복지라는 사회적 가치를 제약·바이오 업계로도 확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의약계에 따르면 혈중으로 투여되는 주사제나 스텐트 등 형태로 된 신약을 개발할 때는 '엔도톡신'(혈중에서 발열을 일으키는 독소) 시험법을 거쳐야 합니다. 

사람이 이 엔도톡신에 노출되면 고열이나 패혈성 쇼크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잘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요.

 

이 시험법의 핵심 물질은 투구게의 파란 피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파란 피의 혈구추출성분으로 만든 라이세이트(LAL:Limulus Amebocytic Lysat)라는 물질을 엔도톡신과 반응시켜 응고되면 엔도톡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1973년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LAL 시험법을 승인한 이후 이것이 엔도톡신 시험의 표준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투구게의 30% 정도는 채혈 도중 죽어버리게 되고, 나머지는 바다에 돌아가도 제대로 산란하지 못하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2016년 이 투구개를 적색목록 멸종위기종에 등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례 없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전 세계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총 45만여마리의 투구게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의약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구게 개체 수 악화와 동시에 대체 물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식약처가 투구게의 혈액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설한 동물대체 시험법(rFC:recombinant Factor C)은 '재조합 C 인자'를 활용한 것입니다.

 

재조합 C 인자는 인공적으로 유전자를 재조합해 만든 시약입니다. 이는 투구게를 대체할 수 있지요.

 류승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의약품연구과 과장은 "2021년 연구 사업에서 rFC 시험법을 이용해 엔도톡신 시험을 한 결과 특이성, 직선성, 반복성, 정밀성, 완건성 등 5가지 지표에서 LAL 시험법과 성능이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식약처는 동물대체 엔도톡신 사용법 확산을 위해 제약, 바이오업계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엔도톡신 시험은 실행자의 숙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시험법과 정확한 사용법을 널리 홍보하기 위함입니다. 제약업계 관계자 100명 이상이 참석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등 해외에서도 속속 동물대체 시험법 표준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유럽 약전은 2021년에, 일본과 중국도 각각 2021년과 2020년에 각각 약전에 등재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아직 지지부진한데요. 미국 약전에서는 2020년에 제안이 있었으나 2021년 이를 심사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가 해산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약전은 올해 전문가 위원회를 새로 꾸리고 동물대체 시험법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동물대체 시험법이 투구게 피를 이용한 시험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투구게 숫자가 한정된 만큼 제약사들이 새로운 시험법도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