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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동물백과] 이탈리아에서 잡힌 3미터짜리 '메기'

by 석아산 2023. 6. 19.

이탈리아 포강에서 잡힌 '초대형 메기'의 모습. /사진=알레산드로 비안카르디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 포강에서 잡힌 '초대형 메기'의 모습. /사진=알레산드로 비안카르디 인스타그램 캡처

우와... 저런 걸 보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민물에, 저렇게 거대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거죠!!!

 

자그만치 3미터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저 정도면 거의 상어급... 대단합니다.

 

보시다시피 저 물고기는 수염이 있는 걸 봐서 메기인 게 확실한데요. 도대체 메기는 뭘 먹고, 어떤 특성을 가졌길래 저렇게 크게 자라는 걸까요. 넘넘 궁금해서 한번 조사해 봤습니다. 메기의 전반적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요. 이번에 이탈리아에서 잡힌 저 거대 메기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 메기란

메기는 넓게는 조기어강 메기목의 어류를 총칭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메기과 메기속의  Silurus asotus 종에 한정합니다.

한국의 메기는 입가에 달린 두 쌍의 수염과 비늘이 없는 미끌미끌한 피부, 그리고 옆으로 찢어진 큰 입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메기 매운탕집에 가면 나오는 그 메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2. 메기의 특징

세계적으로 보면 메기는 34개 과의 2400종이나 서식합니다.

한국에 서식하는 메기는 크기가 30센티미터~ 1미터 정도이지만, 유럽이나 남미, 인도에는 2.5미터 이상 자라는 거대한 메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지역에서는 1.5센티미터에 불과한 소형종도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하게 진화한 것이지요.

 

사는 곳도 넓고 종류도 완전 천차만별입니다.

메기는 흔히 살이 말랑말랑하고 수염달린 물고기로 통하는데요. 하지만 외골격을 지닌 단단한 종도 있고요, 또 남미의 돌핀 캣피시 같이 수염이 없는 종도 있습니다.

그만큼 종이 많고 번성하여 분화했다는 뜻입니다.

 

수염이 고양이를 떠올린다고 해서 서양에서는 캣피쉬(cat fish)로 부르니다.

수염은 메기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관인데요. 수염의 민감도가 보통이 아니어서 진흙바닥의 모든 진동을 느낄 정도라고 합니다.

 

또한 미뢰가 모든 동물을 통틀어서 가장 많아, 입뿐만 아니라 머리로도 맛을 느낀답니다. 돌핀 캣피쉬 같은 경우 밤새 정신없이 여기저기 헤엄치고 다니면서 몸에 부딪힌 물고기를 덮칩니다.

 

한국의 메기  Silurus asotus는 미끄럽고 뒷지느러미가 갈치처럼 꼬리처럼 이어지는데요. 이는 다른 나라의 메기들과 비교해서도 특이한 편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열대어인 붉은꼬리메기나 토종 물고기 빠가사리가 세계 메기의 평균에 비슷한 모습이라고 하네요.

 

메기는 대다수의 종들이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에 날카로운 가시를 지니고 있으며, 쏠종개 등은 독침까지 있습니다.

몸이 점액질로 되어 있어 미끄러지기 쉬워, 다른 물고기보다 찔리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메기류는 손으로 함부로 잡았다가는 손이 베어서 출혈이 심하게 나는 광경이 벌어지기 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 메기는 그나마 날카로운 가시가 없어서 다행이기는 합니다.

 

3. 한국의 메기

한국에서 잡힌 거대한 메기
한국에서 잡힌 거대한 메기

위의 사진을 보시면 한국의 메기도 꽤 크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북부 하천의 하류, 저수지나 호수, 댐 등에 서식하며, 담수어종의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에 속합니다. 가물치와 더불어 가장 대형의 종에 속합니다.

 

사는 곳은 주로 유속이 느린 강바닥과 호수 밑바닥입니다. 입가의 민감한 수염으로 바닥을 훑고 다니며 큰 입으로 물고기나 개구리 등 닥치는 대로 집어 삼킵니다.

 

한국 메기가 속하는 Silurus속 계열 메기들은 포악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게다가 메기는 영역의식이 강해서 배가 부르거나 크기 차이가 나도 가까이에 온 적을 공격하기 일쑤입니다.

120센티미터가 넘어가는 대형 개체는 하루에 배스 30센티미터 짜리를 3마리나 집어삼킬 정도로 먹보입니다. 

 

메기라고 하면 보통 바닥에 붙은 채로 가만히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수염으로 먹잇감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수면까지도 올라옵니다. 그래서 메기 루어 낚시는 수면에 뜨는 루어를 주로 사용하기도 하지요. 메기는 야생에서, 수면에 움직이는 개구리도 사냥하기 때문입니다.

 

감각이 예민한 만큼, 지진 감지능력도 있어서 이상 징후가 있을 때 물밖으로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지진을 예측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고기치고는 수명이 길어서, 약 60년이나 산다고 합니다. 

 

한국 메기의 몸길이는 평균 60cm 정도이며 크게는 150cm까지 자란 기록도 있습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살아있는 한국 토종 민물 메기가 있는데요. 이 기증받은 물고기는 크기가 무려 1.2미터라고 합니다!

 

이런 거대한 메기들을 오메기나 요메기, 여메기 등으로도 부른다네요. 이런 초대형 개체들은 낚시꾼들이 잡아도 암묵적으로 방생한다고 합니다. 역시 이렇게 크면... 뭔가 호수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신선 느낌이기도 하네요.

 

70년대 이후로 1미터 이상의 개체들은 환경 파괴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말부터 1미터가 넘는 개체들이 다수 잡혔다고 합니다. 이런 개체들은 한강이나 횡성, 낙동강 등 전국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외래종인 줄 알았으나 토종인 것이 확인되면서, 생태계가 살아나는 신호로 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4. 식인메기?

바다에 상어가 있다면, 민물에는 메기가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유럽, 남미 등지에는 2미터를 훌쩍 넘어가는 엄청난 놈들이 많이 사는데요. 이와 관련된 사건 사고도 많습니다.

 

메기는 성질이 난폭하여 입에 들어간다면 무엇이든 삼키는 습성이 있습니다. 심지어 인간도 삼킬 수 있다면 삼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레드테일캣피쉬 성어는 머리통이 크고 턱은 뭔가를 꽉 잡고 빠져나가지 않도록 특화되어 있어서 사람이 희생당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나옵니다.

 

사람을 머리부터 삼켰는데 다 삼키지 못해서 저도 질식해서 그대로 죽어 버린 메기를 희생자 친구들이 그냥 시체만 싣고 가면 안 믿어줄 거 같아서 그 모습 통째로 경찰에 가져간 에피소드도 있을 정도입니다.

 

중세 유럽의 구전에도 메기 뱃속에서 인체의 일부분이나 옷조각  등이 나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인도 갠지스강에 사는 메기들은 화장하고 흘려보내는 사체를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는 2미터 이상 자라는 초대형종인 '벨스 메기'가 서식합니다. 이 벨스 메기는 물에 빠진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네요.

주된 이유는 번식기에 자기 보금자리 주변을 수영하는 인간에게 위협을 느껴서라고 합니다.

 

헝가리에서는 80년대에 온 식구가 소풍을 나갔다가 5살 여아가 메기에게 잡아먹힌 참극도 있었다고 합니다 ㅠㅠ

경찰이 출동하여 메기를 마구 잡아들여, 결국 그 식인 메기도 잡아들여 죽였다고 합니다. 유럽의 강에서는 수백 킬로그램짜리 메기가 종종 발견되었습니다.

 

5. 최근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초대형 메기

이탈리아에서 현지시간 7일, 유럽 프로 낚시팀 '매드캣' 소속의 낚시꾼 알레산드로 비안카르디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북부 포강에서 몸길이 285센티미터의 거대한 메기를 단독으로 낚았다고 합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낚시를 즐기던 비안카르디는 이전과는 다른... 엄청난 입질을 느낀 뒤, 40여분간의 사투 끝에 겨우 메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이만 측정하고 다시 놓아준 탓에 메기의 정확한 무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거 뭐 거의 포강을 지키는 산신령... 또는 이무기...

 

메기는 몸길이만 3m(285cm)에 달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알레산드로 비안카르디 인스타그램 캡처
메기는 몸길이만 3m(285cm)에 달해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알레산드로 비안카르디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이번에 잡은 메기로 인해 세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종전 세계 기록은 지난 4월 독일의 낚시꾼 2명이 포강에서 잡은 것으로 길이는 281센티미터였다고 합니다.

비안카르디가 잡은 메기는 이보다 4센티미터가 컸다는데요. 혹시 이거 같은 개체는 아닐까요? 독일 팀이 잡은 거 이 사람이 다시 잡은 거는 아닐지...

일각에서는 비안카르디가 "메기 낚시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합니다. 

 

비안카르디는 "처음 (메기가) 나타났을 때 '내가 괴물을 낚았다'는 것을 몸소 느꼈고, 아드레날린이 세게 분출되기 시작했다"며 "(메기의) 무게가 궁금했지만, 메기에게 스트레스를 줄까 걱정돼 다른 낚시꾼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도록 결국 놔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기는 주로 하천 또는 호수의 진흙 바닥이나 늪에 서식합니다. 야행성으로 물고기, 갑각류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은 물풀에 붙이거나 바닥에 낳는데 수컷이 암컷의 배를 눌러 알을 낳고, 알을 낳는 시기는 5~7월입니다.

 

어쨌든... 만약 물에서 수영하다가 저런 메기를 만난다면.. 진짜 공포 그 자체일 거 같습니다.